‘한국인의 밥상’ 가까운 사람과 함께하는 넉넉한 가을

2021-10-14     박은철 기자
사진제공

[CBC뉴스] 숲과 하늘, 강과 바다에서 찾은 여유.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가까운 이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행복. 그리고 떠나는 즐거움과 넉넉한 가을을 만난다. 

국내 최고높이 활공장에서 날아오르는 문경 패러글라이딩 밥상 

해발 866m에 있는 문경 활공장. 주흘산, 백화산 등이 둘러싼 분지 지형이라 패러글라이딩하기에 최적지라는 이곳에서 하늘로 매일 날아오르는 24년 경력 패러글라이딩 파일럿 송치주 씨를 만나본다. 국내외 여러 나라의 하늘을 누볐던 치주 씨는 현재 문경 활공장에서 체험객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날아오르면 멀리 충주의 월악산과 속리산까지 보이고, 멀리 안동 시내도 한눈에 보인다는데. 한데 문경 활공장의 안살림을 도맡은 문경 토박이가 있다고. 바로 홍혜원 씨다. 20여 년 전 문경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패러글라이더를 처음 보고 호기심을 품은 이후로 오늘날엔 자연스럽게 취미로 삼게됐다. 

요즘 혜원 씨는 사무실과 사과밭을 오가느라 바쁘다. 사과 수확철이기 때문이라서다. 한창 사과를 따다가 목마를 때 옷에 슥슥 닦아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말하는 혜원 씨가 직장동료이자 친오빠만큼이나 친하다는 치주 씨와 함께 대표적인 문경 밥상 약돌돼지족살 묵은지찌개와 문경 사과를 아낌없이 넣은 약돌한우불고기를 맛본다. 

남한강 따라 달리는 양평 자전거 캠핑 밥상 

자전거 인구가 나날이 늘고 있다. 자전거 캠핑이 취미인 조서형 씨와 김현욱 씨는 자주 시간을 맞춰 자전거 캠핑의 성지 양수리로 떠난다고. 자전거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자전거. 캠핑용 짐을 실어도 하중을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된 투어링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이들. 이번엔 영국인 친구 마커스 씨와 함께 한다. 달리다 출출해지면 어디든 멈춰 삶은 계란을 먹기도 하고,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 아래서 두물머리 풍경을 구경하며 한가로이 여유도 맛본다. 자전거 캠퍼들을 위한 캠핑장에 도착한 그들은 서로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데. 현욱 씨와 서형 씨는 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못한 마커스를 위해 곱창전골과 프렌치랙 구이를, 영국인 원어민 교사인 마커스 씨는 독학해서 익혔다는 수삼 넣은 삼계탕을 만들어본다. 

“예전에는 목적지에 도착하면서부터가 여행의 시작이었는데 자전거로 여행하면서부터는 집에서 출발해서 이동하는 시간도 전부 여행처럼 느껴져요.” 라는 서형 씨와 친구들을 따라 남한강변을 달려본다. 

인제 자작나무 숲을 지키는 숲 해설사 밥상 

인제 자작나무숲은 오래전 울창한 소나무 숲이었다. 하지만 솔잎혹파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고. 그 자리엔 자작나무 숲이 조성됐다. 자라면서 햇빛을 보지 못하게 되면 스스로 가지치기를 한다는 자작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껍질에 기름이 많아 타닥타닥 타는 소리 덕에 그런 이름을 갖게 됐다고. 숲 내음과 흙 내음을 맡으며 산길을 오르다가 온통 시야에 하얀빛이 들어오면 고개를 들어 자작나무숲을 올려다보는 것이 이 숲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란다.  

이 숲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들, 바로 이 숲을 지키는 해설사들을 만나본다. 오래전엔 봄에만 맛볼 수 있었던 인제 곰취가 이젠 곳곳에서 재배돼 쉽게 먹을 수 있다는데. 곰취밥, 곰취쌈, 곰취수육 등 다양한 곰취 요리를 맛본다. 매일 출근하는 일터지만 올수록 즐겁다는 자작나무 숲 해설가들과 이곳을 조용히 즐겨본다. 

6남매 가족과 떠나는 변산반도 트레킹 밥상 

대학원생이자 신혼주부인 김여림 씨는 6남매 중 셋째 딸이다. 천문학자인 아버지 김용기 씨와 성악가인 어머니 노미라 씨는 신혼 시절부터  트레킹과 여행을 다녔단다. 그것은 6남매가 태어나 자라는 동안 온 가족의 취미이자 즐거움이 됐다. 여행 중 가족들과 수다 떠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둘째 하림 씨와 셋째 여림 씨가 이번엔 부모님을 모시고 변산반도 마실길 트레킹에 나선다. 바다를 옆에 두고 걸으며, 조개껍데기에 메시지를 적어 걸기도 하고, 결혼한 뒤 더 존경하게 된 부모님과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엄마가 자주 만들어주셨던 식혜를 마시며 변산반도를 걷고, 어린 시절 온 가족이 차를 타고 달리다 맘에 드는 풍경을 만나면 멈춰서 먹었던 주먹밥도 오랜만에 맛본다. 트레킹을 마친 뒤엔 격포해변 야영장에서 조개구이를 맛본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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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