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우리는 언제나 중간에 있다…자우메 카브레의 소설집 '겨울 여행'

카탈루냐 문학 거장 자우메 카브레의 단편소설 14편 국내 번역 출간 슈베르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겨울 여행', 인생의 여정과 실연의 아픔을 그리다

2025-02-16     한종구 기자

[CBC뉴스] 삶은 여행이다. 우리는 항상 그 여정의 중간에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카탈루냐 문학의 거장 자우메 카브레의 단편소설집 '겨울 여행'이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이 소설집은 작가가 1982년부터 집필한 14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으로, 인생의 목적지가 아닌 여정으로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겨울 여행'의 표제작은 비가 내리는 겨울날, 중년의 남성 졸탄 베셀레니가 오스트리아 빈의 중앙 묘지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5년 전, 베셀레니는 피아노를 공부하던 중 마르게리타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잠시 빈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마르게리타는 결별을 통보하며 베네치아로 돌아가고, 베셀레니는 25년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 그러나 재회한 날, 그는 또다시 실연의 아픔을 겪는다.

이 소설집은 각기 다른 외로움과 아픔을 지닌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은 목적지가 아닌 여행'이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유언장'에서는 아내와 사별한 남성이 자식들이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후 작품'에서는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무대 공포증에 시달린다. '발라드'에서는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이 전쟁에 징집되면서 홀로 남은 어머니가 슬픔에 빠진다.

작가는 처음에는 독립된 이야기로 단편들을 집필했으나,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에필로그에서 밝혔다. 이처럼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으로도 읽히지만, 슈베르트의 음악과 렘브란트의 그림 등 공통 요소로 연결되기도 한다.

자우메 카브레는 '환관의 그림자', '파마노의 목소리', '나는 고백한다' 등에서 '악'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내며 세계적으로 호평받았다. 그는 카탈루냐 비평상, 문학 명예상, 프랑스 쿠리에 앵테르나쇼날 최우수 외국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나는 고백한다'가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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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