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봉준호의 유머로 풀어낸 복제인간의 딜레마
2054년의 암울한 사회, 소모품으로 전락한 인간의 노동 현실 미키 17과 미키 18의 존재 갈등, 복제인간의 윤리적 질문 던져
[CBC뉴스] 봉준호 감독의 최신작 '미키 17'이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 영화는 SF 장르를 배경으로, 복제인간의 존재와 그로 인한 노동 윤리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주인공 미키는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소모품, '익스펜더블'로 살아간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그의 삶은, 익스펜더블로서 다시 태어나 임무를 수행하는 일의 반복이다.
영화는 2054년을 배경으로, 첨단 기술로 복제인간을 양산하는 사회를 그린다. 익스펜더블의 삶을 무시하는 사회적 현실은 미키가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해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암울한 풍경을 보여준다. 하지만, 열일곱번째 미키의 죽음과 열여덟번째 미키의 탄생으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두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며 자신의 실존을 주장하고, 이는 복제인간의 윤리적 문제를 던진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았다. 극 중 권력자 마셜과 그의 아내 일파의 모습은 어딘가 익숙한 독재자 부부를 연상시키며 웃음을 자아낸다.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 연기도 인상적이다. 미키 17과 미키 18을 연기하며 서로 다른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다만, 봉 감독의 전작과 비교할 때, 영화는 다소 직접적이고 과장된 메시지를 담고 있어 관객의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 또한, 초반부 전개가 느리고 서사의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일반적인 SF 장르의 스펙터클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미키 17'은 복제인간의 윤리적 딜레마와 노동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적 세계관을 또 한 번 확인시켜준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허연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