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판다의 식성을 결정한다?..."miRNA가 그 비밀"

중국 연구진, 판다 혈액에서 대나무 유래 마이크로RNA 57종 확인 대나무 miRNA가 판다의 유전자 발현과 식습관에 영향

2025-03-01     한종구 기자
대나무

[CBC뉴스] 판다가 왜 대나무만 먹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의 서화사범대학 펑 리 박사팀은 최근 과학 저널 '수의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서, 대나무에 포함된 마이크로RNA(miRNA)가 판다의 혈류에 들어가 이들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성체 암컷 3마리, 수컷 3마리, 어린 암컷 1마리 등 총 7마리의 자이언트판다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나무에서 유래한 miRNA 57종이 판다 혈액에서 발견됐다. miRNA는 작은 비암호화 RNA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식물에서 유래된 miRNA는 먹이를 통해 동물의 몸에 흡수되며, 다양한 생리적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 박사는 "대나무의 miRNA는 판다의 장에서 흡수되어 혈류에 들어가 유전자가 발현될 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miRNA는 후각, 미각, 도파민 경로 조절에도 관여하여 판다의 먹이 습관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판다가 대나무를 많이 먹을수록 특정 miRNA가 축적되어 대나무 맛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miRNA가 식물에서 동물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의 질병 치료와 예방에도 응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식물 miRNA가 동물의 면역체계를 조절해 질병 저항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 박사는 "자이언트판다는 중국의 귀중한 국보로 혈액 샘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 대나무를 먹어보지 않은 어린 판다의 혈액 샘플을 연구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판다의 독특한 식습관이 단순히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대나무의 miRNA가 판다의 유전자 발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식습관을 형성하고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판다의 먹이 선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다른 동물의 식습관 연구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 Feng Li et al, 'Cross-Kingdom Regulation of Gene Expression in Giant Pandas via Plant-Derived miRNA',

(기사발신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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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