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랜드 엘레지"...아야드 악타르가 그리는 미국의 초상
미국의 백인 우선주의와 이슬람 혐오를 비판하는 장편소설 파키스탄 출신 부모 아래서 작가로 성공한 아야드 악타르의 자전적 이야기
[CBC뉴스] 아야드 악타르의 장편소설 '홈랜드 엘레지'가 최근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 소설은 작가 본인이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자전적 작품으로, 미국 사회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2020년 출간 이후 큰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파키스탄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악타르가 작가로 성공하며 경험한 미국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소설의 서사는 악타르의 아버지가 1993년 심장질환 전문의로 도널드 트럼프를 진찰하며 시작된다. 미국의 자유와 자본주의를 찬양하던 아버지는 트럼프에 호감을 갖게 되고, 2016년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게 된다. 이는 트럼프가 반이슬람 정책을 내세움에도 불구하고 무슬림인 아버지가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악타르는 이러한 아버지를 보며 "혹시 노망이 난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고 표현하며,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다.
작가 악타르와 소설 속 주인공 악타르는 거의 모든 면에서 일치한다. 악타르는 파키스탄 출신 부모 아래서 태어나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등 극작가 겸 소설가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자전적 요소는 독자가 소설이 허구라는 사실을 잊고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로 자주 사용된다. 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오에는 여러 소설에서 자신과 유사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독자의 몰입을 유도했다.
이와 유사하게 '샤일록 작전'의 필립 로스나 튀르키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도 자신의 경험과 동일한 이름의 인물을 작품에 등장시켜 독자에게 현실감을 더했다. 작가 자신을 소설에 등장시키는 이유는 소설의 허구성을 뛰어넘어 진실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소설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서 "거짓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실제와 허구를 혼합한다고 설명했다.
'홈랜드 엘레지'는 이러한 문학적 장치를 통해 미국의 백인 우선주의와 이슬람 혐오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독자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악타르의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통찰이 결합된 이 작품은, 현대 미국 사회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