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올린 거장, 트럼프 정책에 반발하며 미국 투어 전면 취소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정치적 상황 우려로 미국 공연 중단 결정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 요구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및 인권 옹호 행사만 참여
[CBC뉴스]독일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며 올해 봄 예정됐던 미국 투어를 전면 취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츨라프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시아적 태도와 공무원 대량 해고,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 변화에 우려를 표하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테츨라프는 3월 21일부터 30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샌프란시스코 헙스트 시어터와 뉴욕 카네기홀을 포함한 8개 도시 투어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 미국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여름과 가을에 예정된 미국 공연 일정도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테츨라프는 최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마치고 베를린으로 돌아가면서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공포 영화를 보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침묵하고 부정하는 것 같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에서 계속 연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또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배신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가 자신의 미국 공연 중단 결정에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테츨라프는 "나는 미국에서 연주회를 할 때마다 32%의 세금을 낸다"며, 이 돈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국가에 가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여성 권리 옹호 단체를 위한 자선 음악회와 같이 "사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연이라면 출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테츨라프는 음악가로서 미국이 자신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왔음을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미국을 공연하지 않는 나라 목록에 추가하게 되어 슬프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테츨라프의 미국 공연 보이콧에 대한 논평 요청에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짧은 답변을 내놓았다. 테츨라프는 음악이 인간의 조건과 공감, 마음에 대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며, 청중들을 즐겁게 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테츨라프는 1988년 이후 매년 평균 20회 이상의 미국 공연을 해왔으며, 올해도 예정됐던 미국 투어를 취소하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외국 예술가의 보이콧 초기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테츨라프는 오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내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