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큰 기대...오스카의 그림자, '에밀리아 페레즈'와 가스콘'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2개 부문 수상에 그쳐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과거 혐오 발언으로 인한 할리우드의 민심 이반
[CBC뉴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가 1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과거 인종차별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결국 2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할리우드의 민심을 잃은 결과로 풀이된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나,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만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특히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던 국제장편영화상도 브라질 영화 '아임 스틸 히어'에게 돌아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부터 주목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트랜스젠더 배우인 가스콘은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의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그는 2021년 오스카 시상식 당시 아프리카-한국 축제와 흑인 인권 시위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게시하며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가스콘은 CNN 인터뷰를 통해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북미 배급사인 넷플릭스는 홍보 비용을 끊으며 손절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에밀리아 페레즈'의 수상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주요 외신들은 '에밀리아 페레즈' 대신 '아노라'와 '브루탈리스트'의 다관왕 가능성을 점쳤고, 실제로 '아노라'가 5관왕을 차지했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은 오프닝 무대에서 가스콘을 향해 농담을 던지며 객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가스콘은 시상식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지만, 그의 발언이 남긴 상처는 여전히 깊게 남아 있는 듯했다.
이번 사건은 할리우드의 인종차별에 대한 민감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오스카 수상자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가스콘의 발언은 '에밀리아 페레즈'의 수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