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을 드러내지 마라" 조선의 목욕 문화...'씻는다는 것의 역사'
조선시대, 타인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목욕이 사교의 한 방식이었던 고대 로마.
[CBC뉴스] 조선시대에 목욕은 단순히 몸을 씻는 행위를 넘어선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지녔다. 당시 사람들은 타인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을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겼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전신을 씻는 목욕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반면 고대 로마에서는 목욕이 일종의 사교 활동으로 여겨졌다. 로마인들은 매일 공중목욕탕을 찾아 사람들과 교류하며 대화를 나눴다. 목욕탕은 오늘날의 카페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또 다른 이유로 목욕이 드물었다. 그들은 모공이 열리면 나쁜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건강에 해롭다고 여겨져 목욕을 꺼리게 만들었다.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목욕이 체액의 균형을 맞춘다고 믿었고, 자주 몸을 씻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여겼다.
이처럼 목욕 습관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해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고려시대에는 여성의 지위가 높고 사회가 개방적이어서 남녀가 개울가에서 옷을 벗고 거리낌 없이 함께 목욕을 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성리학이 국가의 운영철학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개방적인 목욕 문화는 사라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학예사를 지낸 이인혜 저자는 전국 각지의 목욕탕을 탐방하고, 다양한 문헌을 섭렵해 목욕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는 위생 관리, 공공복지, 속죄행위, 종교의식, 사교 활동, 계몽운동 등 시대에 따라 달라졌던 목욕의 다양한 의미를 소개한다. 이인혜는 "목욕은 단순한 신체 청결을 넘어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목욕은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었다. 과거에는 목욕이 단순한 신체 청결을 넘어서 사교의 장이 되거나, 종교적 의식의 일환으로 기능했다. 오늘날에도 목욕은 개인의 위생을 넘어 정신적 힐링과 사회적 교류의 수단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이는 목욕의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