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국극 배우들, 빚내며 공연…국가유산 지정 절실"

국극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젊은 배우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유수연 감독, 국극 다큐멘터리 통해 예술적 가치 강조.

2025-03-12     한종구 기자

[CBC뉴스] 젊은 여성국극 배우들이 고난을 무릅쓰고 전통 예술을 이어가기 위해 빚을 내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유수연 감독의 다큐멘터리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조명하며, 국극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1950년대, 국극은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며 톱스타 배우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와 텔레비전의 부상과 남성 중심의 예술 지원 정책으로 인해 국극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1세대 배우 조영숙 명인의 제자 황지영과 박수빈 등 소수의 배우들만이 국극의 명맥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

유수연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스승과 선배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무대에서의 진정한 자아를 찾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 순간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극의 예술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제작을 시작했다. "국극은 계급의 가장 밑바닥에 있던 이들이 가장 위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내 공연을 보게 한 문화 혁명적인 사건"이라며 국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감독은 일본의 여성 극단 '다카라즈카'와 비교하며 국극의 현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일본의 경우, 전통을 현대적인 것과 공존시키며 전통 예술을 문화재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국극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전통을 올드하다며 배척하지 않고 현대적인 것과 공존하려 한다. 반면 한국은 우리 소리를 탄압한 일제에 이어 광복 후 정부도 현대 음악을 가르치고 국악은 뒷전으로 생각했다"고 유 감독은 설명했다.

황지영과 박수빈을 필두로 한 여성국극제작소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되며 단원 오디션을 치르기도 했지만, 국극이 제도권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유 감독은 "국극 배우들은 '인정'에 대한 갈증이 가장 크다"며 "국극이 국가유산으로 지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문화를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하나의 예술 장르로 당당히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극이 국가유산으로 지정되고 공연 지원 및 후진 양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관심도 일시적인 반짝임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젊은 여성국극 배우들이 빚을 내며 공연을 이어가는 현실 속에서, 국극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인정받고 보존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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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