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산불로 잿더미로 변한 고운사 운람사 문화유산을 보면서 '숭례문 트라우마'가 할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천년고찰

2025-03-28     하영수 기자

[CBC뉴스] 사상 최악의 산불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하면서,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문화유산이 무참히 소실되고 있다. 특히 이번 화재로 인해 경북 의성군의 천년고찰 고운사와 비지정 문화재 운람사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던 '숭례문 트라우마'를 다시 떠올리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의성 고운사는 전체 30동 중 21동이 불탔으며, 이 과정에서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과 가운루도 소실됐다. 또한, 청송의 송소 고택과 서벽고택 일부, 사남고택이 불에 탔고,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인 '의성 관덕동 석조보살좌상'도 전소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화재로 인해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를 사상 처음으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정부는 숭례문 방화 사건 이후 2월 10일을 '국가유산 방재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방재대응 훈련을 진행해왔지만, 이번 대형 산불로 많은 문화유산이 소실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산불에 대한 문화재 방재 연구가 지진이나 홍수 등에 비해 부족하다며, 보다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함은구 을지대 바이오공학부 안전공학전공 교수는 "사찰 뒤편이 대부분 산과 면하고 있는 만큼 방화수를 놓는 등 구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으로 재직한 한 인사는 "우리나라의 산불 양상은 과거의 대응 방식으로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종합적인 대응책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안동의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산불로 위기에 처해있다. 소방당국과 주민들은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 중이며, 도산서원 역시 퇴계 이황의 유품과 서책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문화유산의 소실은 단순히 건물의 손실을 넘어, 우리의 정신문화 기틀을 잃는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관련 기관은 보다 실질적인 방재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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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