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품 논란, 2심에서도 유족 패소…"상고하겠다"

2025-04-18     한종구 기자

[CBC뉴스] 천경자 화백의 작품 '미인도'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유족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는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교수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를 공개한 후 천 화백이 이를 위작이라 주장하며 불거졌다. 천 화백은 "자신이 그린 적 없는 그림"이라며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6년 과학적 감정과 전문가의 판단을 근거로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서 X선, 원적외선, 컴퓨터 영상분석, DNA 분석 등이 활용됐다.

유족은 검찰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 수사 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제출된 증거로는 수사가 위법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 과정과 결론의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 한 발표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희 교수는 2017년 '천경자 코드'라는 책을 통해 '미인도'가 위작임을 입증하는 근거를 제시하며 반발했다. 2019년에는 검찰이 감정위원을 회유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과 2심 모두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을 대리한 이호영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미인도'의 진위를 진품이나 위작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검찰이 감정인에게 '미인도 그냥 진품으로 보면 어때요?'라고 질문한 점을 2심에서 인정했으나 이는 수사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판단했다"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예술작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족과 국가 간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이번 사건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족은 여전히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예술과 법의 경계에서 작품의 진위가 어떻게 판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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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