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재단사 "프란치스코 교황, 값비싼 원단 원치 않아…새 교황 소박한 인물이었으면"

2025-05-01     하영수 기자

[CBC뉴스] 86세의 노장 재단사 라니에로 만치넬리는 로마에 위치한 자신의 작은 공방에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다가오는 교황 선출을 대비해 세 벌의 교황 예복을 만들고 있다. 각각의 예복은 50, 54, 58 사이즈로 준비됐으며, 누가 교황으로 선출될지 모르기 때문에 세 가지 사이즈로 제작 중이다.

만치넬리는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최근의 세 교황이 모두 그의 손길을 거친 예복을 입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새 교황을 위해 미리 예복을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며 여전히 이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인연은 그가 추기경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치넬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허리띠를 사러 와서 가격을 듣고 웃으며 구매했던 일화를 회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검소하고 소박한 스타일로 유명했으며, 비싼 원단보다는 가볍고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천을 선호했다고 한다.

그가 선호한 원단은 얇은 모직과 합성섬유 혼방으로, 가격은 m당 약 8만 원 정도였다. 이는 베네딕토 16세가 선호하던 천의 절반 가격이었다. 2013년 교황에 선출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적인 진홍색 모제타를 거절하고 흰색 수단만을 걸친 채 바티칸의 강복의 발코니에 섰다.

이번에는 만일을 대비해 모제타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만치넬리는 밝혔다. 새 교황이 전통적인 스타일을 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교황복을 지을 줄 아는 장인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자신의 소망은 새 교황이 프란치스코처럼 소박한 인물이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5월 7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된다. 교황으로 선출된 이는 '눈물의 방'으로 이동해 미리 준비된 대·중·소 사이즈의 흰색 수단 중 하나를 입고, 이후 공식 발표를 통해 전 세계에 새 교황으로 소개된다. 새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에게 첫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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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