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추천도서] 이별 후의 '관용'…신작 '세주의 인사'

2025-05-24     한종구 기자

[CBC뉴스] 이별한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그린 소설 '세주의 인사'가 출간되며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장은진 작가의 신작으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소설은 스물여덟 살 직장인 동하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그는 집에서 빨간 냉장고와 화분, 그리고 낯선 쪽지를 발견한다. 쪽지에는 "동하 씨, 냉장고를 부탁해. 화분도. - 세주"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이 물건들은 1년 전 헤어진 옛 여자친구 세주가 남긴 것이다. 세주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라졌지만, 그녀의 물건들은 여전히 동하의 삶 속에 남아 있었다.

동하는 세주가 남긴 냉장고를 열어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냉장고 안에는 술이나 음료가 아닌 세주가 즐겨 읽던 책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세심한 설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소설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든다.

소설의 중심은 동하와 세주가 서로의 부재 속에서 각자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상대방에 대해 이해해가는 과정이다. 두 사람은 과거의 관계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책과 사진, 그리고 상대방의 물건들을 통해 점차 알아가게 된다. 동하는 세주가 보낸 책들을 읽으며 그녀의 과거를 이해하려 하고, 세주는 동하의 집에서 그가 가진 습관과 성격을 새롭게 발견한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두 사람은 드디어 재회하게 된다. 그들은 서로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묻고 답하면서, 각자가 품고 있던 아픔을 나누게 된다. 이 과정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인간관계에서의 이해와 관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장은진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관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주가 남긴 식물인 문샤인 산세비에리아의 꽃말이 '관용'이라는 점은 소설의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동하가 정성껏 돌본 끝에 피어난 이 식물의 꽃은 두 사람의 재회를 상징하며, 관용이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임을 상기시킨다.

소설의 제목 '세주의 인사'는 헤어짐과 만남의 순간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사말처럼, 두 사람의 이별이 재회의 시작임을 암시한다. 장은진 작가는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애틋하고 생기 있는 문체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그는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외진 곳'으로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이번 신작은 그의 문학적 깊이를 더욱 확장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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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