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세계 3대 영화제 모두 석권

2025-05-25     한종구 기자

[CBC뉴스] 이란 출신의 반체제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그의 작품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로써 그는 베니스영화제의 황금사자상, 베를린영화제의 황금곰상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을 모두 석권한 다섯 번째 감독으로 기록됐다. 그의 수상은 예술과 정치의 경계를 넘어서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영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된 한 남자가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닮은 인물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작품은 인간의 용서와 복수, 그리고 정치적 갈등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파나히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더욱 확고히 했으며, 그의 작품은 정치적 억압 속에서도 자유를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다.

파나히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국내외 모든 이란인들이 차이를 넘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이란 내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영화예술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는 또한 "아무도 우리가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강요할 수 없다"고 덧붙여,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옹호했다.

파나히 감독의 경력은 그 자체로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그는 이란 정부로부터 영화 제작과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으나, 몰래 영화를 제작하여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며 지속적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아왔다. 이번 수상은 그의 이러한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며, 국제 영화계에서 그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한편, 이번 칸 영화제에서는 브라질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가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프랑스의 신예 배우 나디아 멜리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또한, 두 자매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센티멘털 밸류'가 심사위원대상을, 모로코를 배경으로 한 '시라트'와 독일 작품 '사운드 오브 폴링'이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한국인 심사위원으로 홍상수 감독이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쥘리에트 비노슈가 이끌었으며, 할리우드 배우 할리 베리와 인도 감독 파얄 카파디아 등이 함께했다.

칸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정전 사태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됐으며, 이는 영화계의 열정과 헌신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다음은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 황금종려상 =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자파르 파나히, 이란)

▲ 심사위원대상 = '센티멘털 밸류'(요아킴 트리에르, 노르웨이)

▲ 심사위원상 = '시라트'(올리비에 라시, 스페인·프랑스), '사운드 오브 폴링'(마샤 실린슈키, 독일)

▲ 감독상 =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더 시크릿 에이전트', 브라질)

▲ 남우주연상 = 와그네르 모라('더 시크릿 에이전트', 브라질)

▲ 여우주연상 = 나디아 멜리티('더 리틀 시스터', 프랑스)

▲ 특별상 = '레저렉션'(비간, 중국)

▲ 각본상 = 장 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더 영 마더스 홈', 벨기에)

▲ 황금카메라상 = 하산 하디('더 프레지던츠 케이크', 이라크)

▲ 단편 황금종려상 = '아임 글래드 유어 데드 나우'(타우피크 바르홈, 팔레스타인·프랑스·그리스)

▲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 '더 미스티리어스 게이즈 오브 더 플라밍고'(디에고 세스페데스, 칠레·프랑스·독일·스페인·벨기에)

▲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 '더 포엣'(시몬 메사 소토, 콜롬비아·독일·스웨덴)

▲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 아랍 나세르·타르잔 나세르('원스 어폰 어 타임 인 가자', 팔레스타인·독일·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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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