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조력 사망' 법안 통과…찬반 논쟁 여전

2025-06-21     하영수 기자

[CBC뉴스] 영국 하원이 말기 질환 환자가 의학적 도움을 통해 스스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력 사망'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현지시간 20일 열린 3차 독회에서 찬성 314표, 반대 291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차 독회 이후 두 번째 표결로, 하원 3차 독회가 의회 입법 과정에서 가장 큰 관문으로 여겨지는 만큼 최종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법안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여생이 6개월 이하로 진단된 성인 환자가 정신적으로 사리 분별이 가능한 상태에서, 강압이나 압박 없이 의학적 도움을 받아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물은 의사가 준비하지만, 환자가 직접 투여해야 한다. 또한, 의사 두 명에게 최소 7일 간격으로 여생이 6개월 이하라는 진단을 받아야 한다.

법안은 2차와 3차 독회 사이에 일부 수정을 거쳤다. 원안에는 법원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었지만, 수정안에서는 사회복지사, 고위 법률가, 심리학자가 포함된 패널의 판단을 거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는 조력사 조건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법안은 이제 상원으로 넘어가며, 상원에서 수정될 수 있지만 상원이 하원의 결정을 뒤집는 경우는 드물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번 법안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자유롭게 투표하도록 했다.

조력 사망은 여전히 논쟁이 많은 주제다. 찬성 측은 생존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극심한 고통을 끝내고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환자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압박을 느낄 수 있고, 시한부 진단이 잘못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도 의회 앞에서는 찬반 시위가 벌어졌다. 찬성 측은 "선택에 투표하라", "선택할 자유"라고 외쳤고, 반대 측은 "죽이지 말고 돌보자", "환자가 아닌 법안을 죽여라"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현재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미국 일부 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조력 사망이 허용되고 있으며, 시행 기준은 국가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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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