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돈, 어디로 가야 하나?"
아동수당은 늘고, 비과세 저축은 줄고…재정설계 흔들리는 가정들
정부는 최근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존 만 7세에서 만 8세로 상향 조정된 데 이어, 향후 만 9세까지 확대가 추진 중이다. 매월 10만 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은 양육 가정에 일정한 재정적 지원이 되고 있다. 수혜 아동 수가 증가하면서 연간 예산도 3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수당이 늘어난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금융 환경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비과세 저축 상품의 축소다. 과거에는 자녀 명의로 장기저축보험, 청약저축, 청년형 ISA 등을 통해 일정 금액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정부는 비과세 한도를 줄이고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해 왔다.
장기 저축성 보험의 경우 비과세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가입 한도도 제한됐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미성년자는 사실상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실질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접근하기 어렵게 되면서, 자녀 명의로의 저축은 점차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가계 입장에서는 일정 금액의 아동수당이 생겼지만, 이를 아이의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부재하다. 결과적으로 일부 가정에서는 아동수당을 일상 소비로 돌릴 수밖에 없고, 장기 저축으로 이어지더라도 과세 부담 등으로 실익이 낮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자산이 적은 가구일수록 더 큰 제한에 부딪힌다.
이러한 정책 환경은 아동수당의 취지와도 충돌한다. 단기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자산 형성과 미래 준비에 기여하려면 자금의 활용 경로가 열려 있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제도 간 간극이 존재한다. 수당은 늘고 있지만, 저축할 수단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당 지급과 함께 금융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처럼 비과세 저축의 폭이 좁아지는 상황에서는 실질 혜택이 감소하고,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금융상품 설계, 미성년자 전용 계좌 활성화, 비과세 한도 조정 등 다각도의 개선책이 요구된다.
아동수당의 확대는 분명한 진전이지만, ‘아이를 위한 돈’이 실제로 아이의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전환되기 위해선 금융 인프라와 정책 간 조율이 병행되어야 한다.
(주)티금융서비스 The미라클사업단 김정준 사업부장은 “아동수당은 분명한 복지 확대지만, 이를 실질 자산 형성으로 연결하려면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합니다. 아이 명의 저축에 대한 실효성 있는 비과세 혜택이 부활하지 않는 한, 부모들의 선택지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