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 케브랑리 박물관과 오세아니아 전시 공동 개최

2025-10-02     김정수 기자

전남도립미술관은 10월 2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프랑스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순회전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 소장 오세아니아 유물들을 선보인다.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은 대영박물관, 스미소니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함께 세계 4대 인류학·민속학 박물관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비서구 세계의 약 37만 점의 예술품과 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 박물관의 대표 컬렉션을 통해 오세아니아의 독특한 예술과 문화를 조명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 잡아 지리적 및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오세아니아 예술을 소개한다. 전시는 단순한 해외 소장품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항해 전통과 지역성을 연결하여 태평양 섬 문화와 항해 정신을 함께 전한다.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전은 오세아니아가 수만 년 전부터 바다를 건너 형성한 ‘푸른 대륙’으로서의 정체성을 살핀다. 대규모 이주는 기원전 2500년경 중국 남부와 타이완에서 출발해 뛰어난 항해술을 바탕으로 태평양 전역에 퍼졌으며, 현재 약 1200여 개의 언어와 다양한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 전시 제목 ‘마나 모아나(Mana Moana)’는 조상으로부터 계승된 신성한 힘 ‘마나(mana)’와 모든 생명을 품는 바다 ‘모아나(moana)’를 합친 용어로, 바다를 경계가 아닌 연결의 통로로 인식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공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세아니아가 전하는 이야기는 경계를 넘어 세계를 바라보게 하며 오늘날의 연대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성찰하도록 만든다.

전시는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진다. 제1부 ‘물의 영토’는 항해술, 카누 제작, 신화 등을 중심으로 바다에 대한 오세아니아인의 관념을 다룬다. 카누와 뱃머리 조각상, 섬을 형상화한 진열장 등을 통해 항해와 정착 경험을 공간적으로 전달한다. 제2부 ‘삶이 깃든 터전’에서는 멜라네시아 유물을 중심으로 조상 숭배, 신성한 공간, 권력과 교환 의례를 살펴보며 공동체 중심의 세계관을 탐구한다. 제3부 ‘세대를 잇는 시간’은 폴리네시아 지역의 신화, 조상 숭배, 마나와 타푸(Tapu, 금기·신성 규범)를 통해 세대 간 기억과 살아 있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마지막 제4부 ‘섬, 그리고 사람들’은 자개, 깃털, 고래 이빨 등 자연 재료로 만든 장신구를 통해 인간과 자연, 공동체 관계를 재조명하고 오세아니아인의 삶의 태도와 철학을 전시한다.

전남도립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오세아니아에서 섬은 삶의 터전이자 신성과 예술의 근원이었다. 항해와 의례에 담긴 정신은 오늘날에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이번 전시가 과거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은 문화유산을 공유하며 새로운 관점을 나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전시 유물에는 19세기 오스트레일리아 토러스해협 사이바이섬의 카누 뱃머리 조각 ‘도가이(Dugout canoe prow sculpture, dogai)’가 포함된다. 이 작품은 나무, 화식조, 깃털, 안료로 제작됐으며 크기는 51×60.5×50cm, 무게 2984g이다. 또한 19세기 초반 파푸아뉴기니 산다운주 또는 인도네시아 서파푸아주에서 만들어진 카누 장식이 나무와 안료로 구성돼 있으며, 크기는 47×55×5.4cm, 무게 1071g이다. 이 작품은 롤랑 보나파르트 왕자가 1881년에 기증했다. 솔로몬 제도 뉴조지아섬의 19세기 카누 뱃머리 조각상 ‘응구주응구주(Canoe prow figure, nguzunguzu)’도 전시되며, 나무, 안료, 파리나리움 수지, 자개 소재로 20.2×9.3×15.3cm 크기이고 무게는 342g이다.

이 밖에 누벨칼레도니 그랑드 테르섬 우아일루 카낙족의 19세기 조상을 상징하는 지붕 꼭대기 장식(167.5×33.5×16.8cm, 무게 11383g), 쿡 제도 19세기 닥나무 껍질과 염료로 만든 타파(99×136cm), 솔로몬 제도 산타크루즈제도 바니코로섬에서 제작된 19세기 말 또는 20세기 초 자연 재료인 대왕조개, 국화조개껍데기, 매부리바다거북 등으로 제작된 불멸을 상징하는 장신구 ‘테마(Necklace, tema)’도 포함된다.

10월 2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 큐레이터가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전시와 강연 관련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과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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