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 속에서도 성대한 열병식…'불붙은 몽둥이를 머리로 깨부수며'무력 과시

남한 "가장 적대적인 국가"

2025-10-11     하영수 기자

[CBC뉴스] 북한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성대한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번 열병식은 강한 빗줄기 속에서도 첨단무기의 위용을 과시하며 외국 귀빈들 앞에서 '무기 세일즈'를 방불케 했다.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55분 동안 전날 밤에 열린 열병식을 녹화 중계하며, 북한의 강력한 군사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직접적인 연설 없이도 남한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지목했다. 중앙TV는 북한 강원도 회령군에 위치한 제1군단을 "공화국 남쪽 국경의 강철 보루"라며 소개하고,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의 첨예한 대치선에서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굳건히 사수하는 무적의 강병들을 이끌어 일선 영장들이 서릿발 장검을 빗겨 들었다"고 강조했다.

열병식은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마가 하늘로 솟구치는 영상을 시작으로, 근육질의 특수부대가 불붙은 몽둥이를 머리로 깨부수고 맨몸으로 얼음과 쇠사슬을 제거하는 등 강인함을 과시하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또한, 잠수함에서 은밀히 빠져나온 병력이 바닷물에서 떠올라 사격하는 모습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국 귀빈들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비 속에서 열병식을 강행한 이유를 미국과 한국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상업적' 무기 역량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새 ICBM 화성-20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대거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한편, 김정은의 딸 주애는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주애가 등장하면 자칫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며 "이번 열병식은 군사 분야로만 초점이 맞춰지길 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앙TV는 열병식 후 김정은이 중국 리창 총리와 포옹하고, 러시아 메드베데프 부위원장과 손을 맞잡는 장면을 보여주며, 국제 사회에서의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이 직접 연설 없이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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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