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3년 만에 적자 전환…“사고·고환율·출혈경쟁 삼중고”
[CBC뉴스] 제주항공이 지난해 여객기 사고 여파와 고환율, 저가항공사(LCC) 간 출혈 경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3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차세대 항공기 도입과 노선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며 분기 기준으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 올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9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5천7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던 전년보다 18.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799억원 흑자에서 1천109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졌던 2022년 이후 3년 만의 연간 적자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천436억원으로, 전년 217억원 순이익에서 대폭 악화했다. 회사는 “외부 환경 악화와 안전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2024년 12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 운항 기조가 지목된다. 제주항공은 사고 직후인 지난해 1분기 여객·화물 노선 공급을 줄이며 운항 안전성 제고에 초점을 맞췄고, 이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고환율도 부담을 키웠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항공기 임차료와 정비비 등 달러화로 결제되는 비용이 늘어났다. 여기에 항공 시장의 경쟁 심화로 운임 인하 압박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의 4분기 매출은 4천7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6억원을 기록해, 403억원 영업적자를 냈던 전년 4분기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분기 기준 흑자는 2024년 3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회사 측은 4분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 B737-8 도입 확대에 따른 체질 개선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 절감과 함께 운항 효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노선 전략 재편도 실적 회복을 뒷받침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요가 높은 인천∼오사카 노선을 증편했고, 인천발 구이린, 부산발 상하이 등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을 통해 탑승객이 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이 같은 노선 다변화와 인기 노선 집중 전략이 탑승률과 매출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수요 회복세도 확인되고 있다. 올해 1월 제주항공 여객 수는 약 117만6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2.6% 증가했다. 회사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를 ‘내실 경영을 통한 재도약 기반 구축’의 해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연료 효율이 뛰어난 차세대 항공기 7대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노후 기단은 단계적으로 줄여 운항 효율을 높이고 비용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차입 부담을 완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무엇보다 신뢰 회복을 위한 안전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은 안전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핵심 운항 인프라 개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 기준을 상시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항공은 “단기적인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단 효율화와 노선 포트폴리오 개선, 재무 구조 정비를 통해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는 내실을 다지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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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