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출범…“관세 재인상 막을 시간 한 달뿐”

2026-02-10     하영수 기자

[CBC뉴스] 국회가 한미 간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논의할 특별위원회를 공식 가동했다. 한미 양국이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미국 측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힌 가운데, 여야가 입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의결했다. 국회법 제44조에 근거한 이번 특위 설치는 지난해 11월 14일 체결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이행을 위한 법률안 심사를 전담하기 위한 조치다.

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16명으로 구성된다.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이 참여하며, 여야 합의문에 따라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구성도는 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이 각각 1명 이상 포함되도록 했다. 이들 상임위는 모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여당 주도의 심사 틀 속에서 여야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위에는 대미투자특별법 관련 법률안에 대한 심사권이 부여되며, 모든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도록 했다. 특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9일까지로, 그 안에 법안을 본회의에 올릴 수 있는 수준의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한미 양국은 앞서 조선·에너지·반도체 등 전략적 산업 분야에서 총 2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정하고, 이 가운데 조선 분야에 대한 1천500억달러 투자 승인을 포함한 MOU를 체결했다. 이후 국회에는 MOU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이 잇따라 발의됐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 달간 민주당 4건, 국민의힘 1건 등 총 5건의 법안이 제출됐고, 최근 미국 측의 관세 재인상 방침 발표 이후 추가로 3건이 더 발의되면서 현재 특위가 심사할 법안은 모두 8건이다. 이들 법안은 최대 3천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범위를 명시하고, 대미 투자를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 한미전략투자공사의 한시적 설립 등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MOU에는 한미 양국이 관련 법안을 ‘발의’할 경우,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그 달부터 소급해 인하하기로 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자,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이유로 관세 재인상 방침을 공식화하고 관보 게재 절차에 착수했다.

자동차 관세가 실제로 재인상될 경우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대미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입법 지연에 따른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여야는 특위 설치에 신속히 합의했고, 기존 5건의 법안에 더해 관세 재인상 방침 발표 이후 제출된 3건까지 한꺼번에 심사하기로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위 활동 기한인 다음 달 9일 이전에 여야 합의로 단일안이 도출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관세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마찰을 최소화하고, 조선·에너지·반도체 등 전략산업 분야의 대규모 투자 약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법안 처리 필요성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3천50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 규모, 한미전략투자기금과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방식, 재정 부담과 거버넌스 설계 등을 둘러싼 세부 조율 과정에서는 여야 간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특위가 한 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미국 측의 관세 재인상 움직임을 되돌릴 수 있는 수준의 입법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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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