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카이치 '중일 대화 입장' 일축…개헌 가능성엔 '경고'
외교부 "대만발언 철회부터"…국방부 "자위대 헌법명기, 군국주의 복귀하려는 것"
[CBC뉴스] 중국이 총선 압승 이후 ‘중일 대화’ 의지를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향해 다시 한 번 대만 관련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일본의 ‘집단 자위권’과 개헌 추진을 겨냥해 “군국주의의 나쁜 길로 돌아가려 한다”고 직격하며 국제사회에 경계를 촉구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대화는 열려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은 여러 차례 엄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일본의 선행 조치를 요구했다.
린 대변인은 “진정한 대화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합의를 준수하는 기초 위에 만들어질 수 있고, 입으로는 대화를 외치며 손으로는 대결에 바쁜 이런 식의 대화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진심으로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를 발전시킬 생각이 있다면 방법은 매우 간단하고 또 매우 명확하다”며 “다카이치의 잘못된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하고, 중일 4대 정치문건과 일본이 한 정치적 약속을 지키며 실제 행동으로 대화의 성의를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일 관계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핵심이익 중의 핵심’이라고 규정하며 다카이치 총리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반발, 자국민에 대한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 등 고강도 보복 조치를 잇달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일본과의 고위급 대화를 사실상 중단했고, 관영 매체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집권 기반이 취약하다며 ‘단명 총리’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개헌안 발의선(3분의 2)을 넘는 316석을 확보하며 압승, 정국 주도권을 확고히 했다. 중국의 대일 압박 속에서도 다카이치 정권이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한 셈이다.
중국 국방부는 일본의 개헌·안보정책 변화를 직접 겨냥했다. 장빈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랫동안 일본 정부는 이른바 헌법 ‘해석’이라는 수법으로 ‘전수방위’ 원칙을 끊임없이 돌파해왔다”며 “집단 자위권을 해금하고, ‘방어’를 구실로 공격 무기·장비를 대대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일본 ‘재군사화’에 허위의 ‘법치’ 외피를 씌웠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일본은) 지금 또다시 대담하게 자위대 헌법 명기를 도모하고 있다”며 “이는 법을 완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헌법’의 기반을 없애는 것이고, 자위대의 정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군사적인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정상국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군국주의의 나쁜 길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각종 징후가 보여주듯 일본 우익 세력은 군사·여론·법률 등 여러 방면에서 손을 써서 전후 국제 질서에 도전하려 고심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는 응당 고도로 경계하고 단호히 억제해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와 지역 평화·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화’ 제스처를 공개적으로 일축하고, 대만 문제와 일본의 안보정책 전반을 연계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일 관계 경색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대만을 둘러싼 레드라인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일본의 개헌·재군사화 움직임을 국제 여론전의 주요 소재로 삼고 있어, 향후 중일 간 외교·안보 갈등이 동북아 정세의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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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