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에 美 연료값 급등…인플레이션 압력 확산

2026-03-11     하영수 기자

[CBC뉴스] 미국과 이란간 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내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미 에너지부는 최근 급등한 연료 가격이 최소 내년 중반까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ℓ)당 3.5달러로 2주 만에 19% 올랐다. 디젤은 4.86달러로 같은 기간 28% 급등했다.

연료비 상승은 산업 전반의 비용을 끌어올리며 소비자 물가에 광범위한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젤 가격에 민감한 트럭 운송 업계는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운송사는 통상 연료비 상승분을 할증료로 전가해 손실을 보전한다.

미국 트럭 운송업체 피터스 브라더스의 브라이언 위너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류할증료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며 “최근 3년간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할증료마저 없으면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연간 연료 사용량은 100만 갤런에 달한다.

농가도 타격을 받고 있다. 유류비와 비료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데다 일부 업체는 공급난으로 출하를 중단했다. 일리노이 대학교의 게리 슈니트키 교수는 “디젤 비중이 직접적으로 크지 않더라도 농기계 가동과 운송에 필수적이어서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며 “운송비 상승이 농가 비용 전반을 끌어올리는 연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통업계 역시 물류비 부담과 소비 위축 가능성에 직면했다. 모건스탠리의 시메온 것먼 애널리스트는 “농촌 지역에 점포망이 넓은 유통 체인이 특히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중산층과 저소득층 중심의 지출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자동차 업계도 압박을 받고 있다. 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해 유가 상승 시 요금 인상 요인이 된다. 휘발유 가격 급등은 트럭·SUV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등 완성차 업체 주가는 이번 주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디렉터는 “저소득 가구는 소득 대비 연료비 비중이 높고 재정적 완충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번 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전쟁의 지속 기간과 긴장 수위를 꼽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상반된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는 한국시간 9일 오전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다가 11일 오전 기준 80달러 후반대로 내려왔다. 이번 유가 급등은 유가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에 일부 중동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는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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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