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선박 폭발에 美 군사작전 압박…청와대 “국내법 절차 감안 검토”
[CBC뉴스]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를 계기로 미국의 군사작전 참여 요구가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5일 미국 측의 군사작전 참여 요청과 관련해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관련 사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온 만큼, 이번 입장 표명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해방 프로젝트’와 관련한 선박 이동 과정에서 한국 화물선 등 제3국 선박을 향해 발포했다고 주장하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요청을 해상 물류망 안정 차원의 협력 사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관련 국제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기여’를 약속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제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문제 등 한미 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청와대는 선박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화재 발생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원인 파악 이후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법 절차’를 언급한 것은 파병 등 실질적 조치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청해부대 등 군 병력 투입 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 당시에도 청와대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파견을 결정하지 않았던 사례를 들어, 이번에도 즉각적인 군사작전 참여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회의’를 열고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사고 선박이 계약된 예인선을 통해 인근 항만으로 이동해 접안할 예정이라며, 두바이 현지 한국선급 지부 인력을 파견해 안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해 객관적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예인과 접안, 조사 인력 파견 및 분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군사작전 참여 요청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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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