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공개 확대 놓고 ‘알 권리’ vs ‘개인정보 보호’ 공방

2026-05-28     하영수 기자

[CBC뉴스] 판결문 공개 범위를 넓히고 기업명 실명 공개 등 비실명 처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 사생활 보호를 고려한 신중론이 제기됐다.

사법정책연구원은 27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판결문 공개제도의 실무상 쟁점’을 주제로 법률신문과 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현재 판결문은 인터넷 열람 제도를 통해 형사사건은 2013년 이후 확정 사건, 민사·행정·특허 사건은 2015년 이후 확정되거나 2023년 이후 선고된 사건을 공개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2027년 12월 31일부터는 미확정 형사판결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다만 제도 시행 이전 판결문은 공개가 제한되고, 개인정보 비실명 처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판결문 공개가 갈등 예방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며, 재판 공개 원칙 실현을 위해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법인·단체 명칭까지 일괄 비실명 처리하는 현행 방식은 과도하다며, 필수 정보만 최소한으로 가린 뒤 추가 비실명 여부는 당사자 신청에 따라 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열람 수수료 역시 접근 장벽이라며 폐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무룡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는 판결문이 이미 외부의 비판적 검토 대상이 된 만큼 공개 범위를 대중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판결문 공개 확대 관련 헌법소원을 진행 중인 박지환 변호사도 과거 판결문 공개와 검색 가능한 형식 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개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남 인천지법 판사는 개인정보 보호는 헌법적 가치라며, 보호 범위를 축소할 경우 또 다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기준 연간 선고 판결 77만건 중 약 50만건(65%)이 공개되고 있어 독일 등 외국보다 공개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법관이나 변호사를 선별하는 ‘포럼쇼핑’ 목적의 정보 활용에는 제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판결문 데이터의 상업적 이용 문제도 논의됐다. 박철홍 광주지법 순천지원 부장판사는 선례 가치가 낮은 판결문까지 일괄 공개하고 벌크 데이터나 데이터 세트를 제공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공개 여부가 아니라 공개 방식의 문제라며, 데이터 재판매나 법관 순위화 등 고위험 영역과 단순 검색 등 저위험 영역을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판결문 공개가 알 권리와 재판 공개 원칙을 구현하는 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디지털 환경과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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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