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장관 “한일 군수지원협정 논의 있었다”…국민 공감대 필요성 강조
[CBC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한일 국방장관 회담 과정에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관련 논의가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협정 체결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과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안 장관은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진행된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ACSA 관련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상호군수지원협정은 양국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은 유사시 탄약, 연료, 식량 등 군수물자를 국가 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다. 군사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협정으로 평가되지만, 한일 관계의 특수성과 과거사 문제 등이 얽혀 있어 국내에서는 민감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ACSA는 공식 의제로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일본 측이 회담 과정에서 관련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간 ACSA 논의는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함께 추진이 검토됐으나 당시 국내 여론의 반발 속에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무산되면서 관련 논의 역시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지속적으로 협정 체결 의사를 보여왔지만 한국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국방당국이 일본과 ACSA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국방부는 별도 입장을 통해 "현재로서는 ACSA 체결이 시기상조이며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 측에서도 협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샹그릴라 대화 공식 세션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한 진전은 한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 안보 분야에서는 한일 간 협력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민 정서와 역사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실제 협정 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안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 의회 대표단과 만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작권이 내일 전환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준비가 이뤄져 있다는 점을 미측에 설명했다"며 한국군의 지휘·작전 수행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안 장관은 "한미 양국이 2020년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충족됐다는 점에 합의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률은 통상 공개되지 않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이 전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군사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체계 구축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향후 한미 안보협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안 장관은 핵추진잠수함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일 군사협력 확대 논의와 전작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추진 등 동북아 안보 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현안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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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