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닷새째…재선거 두고 여야 입장 엇갈려

2026-06-10     하영수 기자

[CBC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재선거 요구 시위가 9일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 공방도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지역에 한한 선별적 재선거 주장을 제외하면 대체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면 재선거, 선별적 재선거, 재선거 불가론 등으로 내부 의견이 갈린 모습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재선거는 선거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로 되거나, 당선인이 임기 시작 전 사퇴·사망·당선무효가 된 경우 등에 실시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가 이뤄지려면 선거 절차상 위법을 이유로 선거가 무효라는 판단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소청과 선거소송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유권자·정당·후보자는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 중앙선관위 등에 소청을 제기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는 8일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소청을 접수했으며, 법에 따라 60일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만 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소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령 소청이 인용되더라도 당선인이나 소청인이 불복하면 10일 이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시도지사 선거는 대법원이 관할하며, 제소일로부터 180일 이내 판결해야 한다.

선거 규정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곧바로 재선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 제224조는 위반 사실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선거 무효에 따른 재선거 사례는 드물다.

제16대 총선 당시 구로을과 동대문을에서 선거무효가 인정됐지만, 이는 조직적 인력 동원이나 위장전입 규모가 후보 간 득표 차를 넘어서는 등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점이 확인된 경우였다.

서울시장 선거 2위였던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결과를 수용한 점도 재선거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의 증거가 확보돼야 재선거가 가능하다”며 “집계에 중대한 오류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법적 절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선원·최민희 의원 등이 서울·경남·대구 등 일부 지역의 재선거를 주장했지만, 당 차원의 공식 방침은 아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할 사안”이라며 소청과 소송 등 절차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법원이 재선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당내 한 법조인 출신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이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선거가 성사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입장이 엇갈린다. 장동혁 대표와 신동욱·김재원·김민수·조광한 최고위원 등은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참정권 침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재선거가 필요하다”며 선관위의 선거 무효 선언과 재선거 추진을 촉구했다. 증거보전 신청과 선거소청 준비, 특검 필요성도 언급했다.

반면 김재섭 의원 등 일부 초선 의원은 문제가 제기된 지역에 한한 ‘핀셋 재선거’를 거론했다. 송파구 잠실7동 투표함의 지연 개표로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의석이 변경된 사례, 일부 지역의 동일 득표 의혹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개혁신당 역시 증거 보전 신청과 소청 준비 방침을 밝히며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

재선거가 현행법상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나경원 의원은 긴급 토론회에서 판례와 규정을 고려할 때 재선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하며, 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재선거를 주장하는 이는 많지 않다”며 “핵심은 선거 관리 시스템 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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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