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 소청 추진 놓고 내홍 확산…지도부·비주류 충돌
[CBC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선거 소청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장 대표가 당내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며 소청 절차를 밀어붙이자, 비주류 진영에서는 이를 정치적 위기 돌파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선거 소청의 목적을 두고도 지도부와 당내 다수 의원들 사이에 인식 차가 드러나고 있다. 장 대표 측은 전국 단위 재선거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참정권 침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법적 절차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중대한 참정권 침해 문제"라면서도 "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선거제도 개혁인데 장 대표는 당을 재선거 주장으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14명은 추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성권 의원은 정점식 원내대표와 면담 후 "소청은 전국 재선거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참정권 침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선관위 판단을 받아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은희 의원도 "장 대표는 전면 재선거를 말하고 원내대표는 참정권 문제를 강조하고 있어 방향이 다르다"며 "중대한 사안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독단적"이라고 지적했다.
친한동훈계 진종오 의원 역시 "전국 재선거와 선거무효 소청을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용태 의원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전국 재선거를 목표로 내세우는 것은 선동 정치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소청 추진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전면 재선거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장 대표는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목표는 전국 재선거이며 소청은 그 시작"이라고 밝혔지만, 다수 의원들은 진상조사와 제도 개선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추가적인 문제점이 확인될 경우 논의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부분 재선거가 우선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 역시 최고위 결정을 법률상 허용된 절차를 진행하는 수준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문제가 확인된 지역에 대한 구제 조치는 검토할 수 있지만 전국 재선거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 시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로부터 전면 재선거가 아니라 문제가 제기된 투표소를 점검하자는 취지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당내 갈등이 이어지면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태호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계파 대결이 아니라 책임 정치"라며 "사퇴든 재신임이든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리고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재건은 인물 교체가 아니라 제도와 가치 혁신으로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식 의원도 "당 지지율 상승이 곧 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겸손과 단합, 혁신이며 내부 갈등으로 국민을 피곤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론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당 전체의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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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