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0% 급락에도 주유소 기름값 '제자리'…인하 체감은 7월 이후 전망

2026-06-21     하영수 기자

[CBC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 새 30% 넘게 하락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리터당 2천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5월 20일 배럴당 106.60달러에서 6월 19일 73.61달러로 30.9% 급락했다.

중동 전쟁 당시 한때 배럴당 17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종전 합의 이후 상당 부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전쟁 직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안팎이었다.

반면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5월 셋째 주 리터당 2천11원에서 6월 셋째 주 2천9원으로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업계는 국제유가 하락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하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국제유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1주일,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데 추가로 1~2주가량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유가 하락 효과는 이르면 7월 초부터 중순 사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최고가격제도 국내 유가 변동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유가 급등기에 가격 상승을 억제했던 만큼, 유가 하락기에도 하락 폭이 제한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세는 국내 유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환율과 국제 석유제품 가격 등 변수들이 남아 있어 향후 가격 흐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중동 전쟁 이후 4월부터 리터당 2천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4월 17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약 3년 만에 2천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종전 합의가 이뤄지고 가격 통제 정책이 종료되더라도 기름값이 곧바로 올해 초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세금과 유통 마진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한 만큼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민감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는 향후 60일간 통항 선박에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보험 수수료 형태의 통항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항료가 현실화할 경우 운송비 부담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하락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

업계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국제유가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 하락 속도 역시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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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