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스페이스X' 필요성 커진다…우주산업, 기술 경쟁 넘어 플랫폼 경쟁 시대로

2026-07-05     하영수 기자

[CBC뉴스] 우주산업의 경쟁 구도가 발사체와 위성 개발 중심의 기술 경쟁에서 발사체·위성·인공지능(AI)·데이터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를 통합할 '한국판 스페이스X'와 같은 메가 플레이어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발사체를 통해 우주 운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데 이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와 AI, 데이터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스페이스X 매출의 상당 부분이 스타링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AI 기반 데이터센터 등 신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우주산업은 발사체가 위성을 쏘아 올리고, 위성이 확보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통신과 국방,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로 연결하는 통합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간 경쟁도 개별 기술이 아닌 산업 생태계 구축 능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후발 주자들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은 자체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섰고, 미국 로켓랩은 글로벌 위성통신 기업 이리듐을 인수하며 발사 서비스 기업에서 우주 시스템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각국도 자국 대표 우주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은 프랑스·독일·스페인 항공우주 기업을 통합해 에어버스를 출범시켰고, 미국은 보잉과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등 대형 항공우주 기업을 중심으로 우주·방산 경쟁력을 키워왔다. 우주산업이 국가 차원의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누리호 기술의 민간 이전과 차세대 발사체 개발 등 민간 중심의 '뉴스페이스' 정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다만 발사체와 위성, 항공기, 데이터 서비스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할 종합 우주기업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은 지난 3일 국민보고회를 통해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AI 분야에 총 55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발사체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약 23조원, 초저궤도 SAR 위성과 저궤도 위성통신망,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약 20조원을 투자해 우주 수송부터 위성 운영, 데이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한화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대 주주로 올라서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발사체·엔진·위성 기술과 KAI의 항공기 체계종합 및 완제기 역량이 결합할 경우 발사체, 엔진, 기체, 위성, 항공정비(MRO)를 포괄하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우주기업들의 사업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컨텍은 AP위성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혔고, 이노스페이스는 위성사업부를 신설하며 발사체 중심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이제는 기술 개발을 넘어 규모의 경제와 투자, 산업 통합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메가 플레이어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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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