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본' 개 식용 금지법…2027년부터 사육·도살·유통 전면 금지
핵가족화와 반려동물 문화 확산으로 개를 가족으로 인식 변화
[CBC뉴스] 한국의 오랜 개 식용 문화가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 시행으로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개 식용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송나라 사신 서긍은 1123년 고려를 방문해 "고려인들은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 대개 집에서 기르는 것이 소나 돼지와 같다"고 기록했다. 조선 후기에는 실학자 서유구가 생활백과사전에서 개고기 조리법과 효능을 자세히 다뤘으며, 한의학적 인식과 결합해 '보신탕'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졌다. 특히 체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산후 여성의 기력 회복에 좋다는 믿음이 확산됐다.
현대에 들어서도 개고기는 한국의 여러 전통 시장과 대도시 보신탕집에서 널리 소비됐다.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 대구 칠성시장, 광주 양동시장 등에서는 개 도살과 거래가 활발했고, 복날에는 보신탕집들이 손님들로 붐볐다. 20년 전만 해도 복날 보신탕 회식은 기업, 관공서, 언론사 등에서 여름철 직장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언론과 동물보호 단체의 비판이 집중되면서 개 식용에 대한 인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여성 경제활동 확대, 저출산 등 사회 변화와 함께 '개는 가족'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다. 반려견과 함께 식당이나 카페를 찾는 모습이 흔해졌고, 개에게 사람이 먹는 고기를 챙겨주는 문화도 널리 퍼졌다.
2024년 2월 제정된 '개 식용 종식법', 일명 김건희법에 따라 2027년 2월 7일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도살, 유통,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는 합법적으로 개고기를 먹을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됐다. 7일부터 3년간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초복인 15일, 폭염에도 불구하고 보신탕집들은 예년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시선이 보신탕집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와 돼지, 염소는 먹으면서 왜 개만 안 되느냐"는 일부의 항변도 있지만, 시대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8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 식용 종식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동물보호단체를 지원했다.
개 식용 문화의 변화는 단순히 음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생명 윤리와 가족 개념의 전환을 상징한다. 한때 식탁에 오르던 개가 이제는 가족과 함께 밥상을 나누는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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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