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인 심훈 친필 원고, 사후 9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국립한국문학관, 광복절 맞아 심훈 문학 자료 공개 일제 검열 흔적 담긴 친필 원고와 개인사적 자료 포함 유가족 보존 노력과 문학관 협의로 귀환 성사

2026-08-12     심우일 기자
심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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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본명 심대섭·1901~1936)의 유가족이 미국에서 보관해오던 시 ‘그날이 오면’과 소설 <상록수> 등 친필 원고가 9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자료들은 동아일보 기자였던 고 심재호 선생이 1974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 버지니아주 알링턴 자택에서 수십 년간 보관해온 것으로, 유족들의 오랜 보존 노력과 국립한국문학관의 7년간 협의 끝에 국내 귀환이 이뤄졌다.

국립한국문학관은 10일 서울 수색동 은평문화원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국외 입수자료 공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심훈의 손녀 심영주·심영민 씨가 화상으로 참석해, 고 심재호 선생이 50년간 오동나무함에 간직했던 자료가 조국에 돌아가게 된 소회를 밝혔다. 심영주 씨는 아버지의 유지를 강조하며 자료의 기증 의미를 전했다.

이번에 문학관에 기탁된 자료는 총 46건 59점에 이른다. 대표적인 장편 소설 <상록수> <직녀성> <영원의 미소>의 친필 원고와 영화 각본 등 문학 관련 자료뿐 아니라, 심훈의 사진, 부고 전보 등 개인적 기록도 다수 포함됐다. 일제의 검열로 출간되지 못한 시 ‘그날이 오면’과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쓴 ‘오오, 조선의 남아여!’도 이번에 공개됐다.

심훈은 1919년 경성 제일고등보통학교 4학년 시절 3·1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투옥된 바 있다. 이번에 돌아온 <심훈시가집>에는 서대문 형무소 수감 중 어머니에게 쓴 친필 편지 ‘감옥에서 어머님께 올린 글월’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조선총독부 경무국 도서관에 제출했던 원고와 시 ‘그날이 오면’ 원고에는 일제의 검열 흔적과 ‘삭제’ 표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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