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인데 왜 마음대로 못 합니까?” 나무방위대·법무법인 대련 농지 전수조사 심층 인터뷰

나무방위대 이정규 대표·법무법인 대련 김범식 변호사 특별 인터뷰 재산권과 경자유전 원칙부터 처분의무·상속농지·행정절차 대응까지 논의

2026-08-18     정종훈 기자

농지를 둘러싼 법적 문제에서 자주 제기되는 질문 중 하나는 ‘소유한 토지를 어디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가’다. 헌법은 재산권을 보장하는 한편 제121조를 통해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지는 일반적인 부동산과 달리 소유와 이용 과정에서 농지법에 따른 여러 제한을 받는다.

부모로부터 농지를 상속받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경우, 토지의 경사나 진입 여건 등으로 실제 경작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장기간 휴경 상태에 놓인 경우 등 농지를 둘러싼 사정은 소유자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농지 이용 여부에 대한 행정기관의 조사나 처분 관련 통지를 받았을 때 적용되는 법률관계 역시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 농지 이용실태 등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면서 농지 소유자들 사이에서도 관련 제도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농지의 소유관계뿐 아니라 실제 이용·경작 여부, 휴경 여부, 시설 설치 및 전용 여부 등이 행정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어 농지의 현재 상태와 이용관계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해 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경 분야에서 활동하며 소셜미디어 채널 ‘나무방위대’를 운영하는 이정규 대표와 법무법인 대련 김범식 대표변호사는 지난 8월 6일 대구 북구 리들하우스 스튜디오에서 농지법과 농지조사를 주제로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90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헌법상 재산권과 경자유전 원칙의 관계를 비롯해 농지법상 농지 처분의무, 처분명령, 상속농지, 행정기관의 조사 및 통지를 받은 경우 확인해야 할 사항과 행정구제 절차 등이 다뤄졌다. 이정규 대표가 농지 소유자들이 현장에서 접하는 사례와 질문을 제시하고 김범식 변호사가 관련 법령과 행정절차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농지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

이정규 대표는 농지를 장기간 보유하거나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소유자들의 경우 행정기관에서 관련 통지를 받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범식 변호사는 농지법 문제를 단순히 실제 농사를 지었는지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농지를 취득한 경위와 현재 이용 상태, 경작하지 못한 사유, 행정기관이 확인한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상 재산권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농지는 경자유전 원칙과 농지의 효율적 이용·보전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농지법의 목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농지에 동일한 처분이 내려지는 것도 아니며, 실제 처분 과정에서는 개별 농지의 상태와 소유자의 사정, 관련 법령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농지법은 소유 농지를 정당한 사유 없이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경우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농지 처분의무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분의무와 처분명령은 각각 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므로 관련 통지를 받았다면 통지의 정확한 성격과 적용 법조, 대상 농지 및 처분 사유 등을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처분의무통지를 받았다면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

인터뷰에서는 농지 소유자가 처분의무와 관련한 통지를 받았을 때 확인해야 할 사항도 다뤄졌다.

우선 통지서에 기재된 대상 농지와 처분 사유, 처분 주체가 된 행정기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농업경영을 해왔다는 사실을 소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농작업 사진이나 농자재 구매내역, 농기계 사용자료, 농산물 판매자료 등 실제 이용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어떤 자료가 법적으로 유효한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와 행정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정규 대표는 인터뷰에서 자연재해 발생 여부나 농지 진입로, 경사도, 농기계 접근 가능성 등 현장에서 확인되는 토지별 사정이 행정절차에서 어떻게 검토될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김범식 변호사는 농지법상 처분의무와 처분명령이 구분돼 있고 일정한 요건 아래 처분명령 유예제도도 존재하는 만큼, 통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최종적인 법적 결과가 확정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행정청의 처분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처분의 법적 근거와 사실관계, 조사 과정, 의견제출 등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는지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정보공개청구나 행정심판, 집행정지, 행정소송 등 법에서 정한 구제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가 적절한지는 처분의 종류와 진행 단계,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상속농지, ‘상속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상속농지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부모로부터 농지를 상속받았지만 실제 거주지가 멀거나 농지의 경사와 접근성 등의 문제로 직접 경작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농지를 상속으로 취득했다는 사실과 취득 이후 해당 농지가 실제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는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인터뷰에서 제시된 설명이다.

농지법은 상속에 따른 농지 소유에 대해 일정한 특례를 두고 있지만, 상속농지라고 해서 농지법상 이용·관리와 관련한 모든 의무에서 일률적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직접 경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속농지가 곧바로 처분 대상이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상속 시기와 취득 경위, 농지 면적 및 상태, 현재 이용관계, 임대·위탁 여부와 관련 법령의 적용 시점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범식 변호사는 “상속받았으니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률적으로 볼 수도 없고,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처분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취득 경위와 농지 상태, 실제 이용관계, 적용되는 예외 규정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지조사 확대…소유 농지의 현재 상태부터 확인해야

이번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농지 소유자가 행정기관의 통지를 받은 이후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보유한 농지의 실제 이용 상태를 사전에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오랜 기간 보유한 농지나 상속농지는 소유자가 현재 이용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토지 현황과 경작 여부, 임대 또는 위탁 관계, 농지 위 시설물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농지 관련 행정처분은 동일한 유형의 토지라도 취득 시기와 방법, 실제 이용 형태, 휴경 사유, 행정조사 결과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상의 일반적인 사례만으로 자신의 농지가 처분 대상인지 여부를 단정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농지조사와 농지법상 처분의무를 중심으로 농지 소유자가 확인해야 할 법률 및 현장 쟁점을 다뤘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나무방위대가 공개하는 인터뷰 영상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농지법에 따른 처분의무통지, 처분명령, 이행강제금 및 상속농지와 관련한 법적 판단은 개별 농지의 취득 경위와 이용 상태, 행정절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관련 법령과 사실관계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