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도 아닌데 왜?"… 러 미사일에 녹아내린 400만 병의 술

러 수배 1순위 갑부의 공장… 3시간 불길 속 '124억 피해'

2026-08-30     하영수 기자

[CBC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에 위치한 호르티차 증류소를 공습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이 증류소는 글로벌스피리츠가 2003년에 설립한 곳으로, 우크라이나 내에서 손꼽히는 보드카 생산 공장이다.

글로벌스피리츠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최소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화재는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공장 설비는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됐다. 이미 세금을 납부한 주류 300만∼400만병이 불에 타거나 녹아 폐기 처분될 상황에 놓였다. 주류 한 병당 평균 가격이 2.25달러임을 감안할 때, 피해액은 약 900만달러(124억원)로 추산된다.

호르티차 증류소에서는 호르티차, 모로샤, 페르바크 등 다양한 브랜드의 보드카가 생산된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스피리츠는 자포리자 공장의 생산량 절반을 르비우의 시설로 이전한 바 있다.

공습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19일에도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글로벌스피리츠의 주요 창고가 모두 파괴돼 제품 배송이 중단됐고, 당시 손실은 약 220만달러(30억원)로 집계됐다.

글로벌스피리츠의 소유주 예우헨 체르냐크는 우크라이나군 지원 혐의로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의 수배 명단에 올랐다. 그는 지난 5월 러시아 법원 궐석재판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으며, 6월에는 러시아 내 자산이 경매를 통해 강제 처분되는 국유화 절차가 시작됐다. 한편, 체르냐크는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세금을 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나, 이후 러시아 수출 및 유통을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공습 이후 글로벌스피리츠는 성명을 통해 "전쟁 기간 창고, 사무실, 생산시설에 수차례 공격을 당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키고, 세금을 내며 우크라이나 경제를 지원하는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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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