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 20년 만기 도래… "더 살게 해달라" 요구에 서울시 "퇴거 원칙"

"연장도 분양전환도 불가"… 서울시, 장기전세 20년 채운 주민에 선긋기

2026-08-31     하영수 기자

[CBC뉴스] 서울시가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의 최초 20년 만기 입주자들이 내년부터 발생함에 따라, 기존 입주민들의 거주 연장 요구와 공공임대주택의 순환 공급 원칙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시민에게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간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2007년 도입됐다.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할 수 있으나,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서에는 최장 20년 거주와 분양 전환 불가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장기전세주택은 장기전세Ⅱ '미리내집'을 포함해 총 3만7천712가구이며, 이 중 순수 장기전세주택은 2만746가구다. 국민임대 전환분은 1만661가구, 공공임대 전환분은 6천305가구다.

내년을 시작으로 5년간 만기를 맞는 가구는 총 9천361가구에 달하며, 내년 310가구에서 2031년 4천170가구까지 매년 증가한다. 평균 보증금은 3억4천9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의 약 54% 수준이다.

일부 입주민들은 거주기간 연장이나 분양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입주 당시 중년이었던 주민 상당수가 고령층에 접어들었고,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른 점을 들어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신혼부부 대상 장기전세Ⅱ '미리내집'에 일정 조건 충족 시 분양전환 기회가 주어지는 점을 들어, 기존 장기전세에도 유사한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장기전세와 미리내집은 정책 목적과 입주 대상, 지원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 장기전세의 거주기간을 연장하면 입주 대기 중인 무주택자의 기회가 줄고, 공공임대주택의 순환 구조가 약화될 수 있어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일부 만기 입주자에게 예외적으로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을 허용할 경우, 이미 퇴거했거나 다른 주거지를 마련한 입주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만기 입주자 중 고령자나 저소득층 등 자력으로 새로운 주거지를 마련하기 어려운 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은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일괄적인 계약 연장보다는 소득·자산 등 개별 여건을 고려해 다른 공공임대주택이나 주거 복지제도와 연계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자산임을 강조하며, "그 혜택을 다수의 시민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혜택이 특정인에게 귀속된다면 장기전세주택을 확보하기 위한 도시계획 인센티브의 명분과 취지가 상실된다"며, "이는 사회적 정의에도 맞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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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