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고가 아파트 '관망·급매' 속출… 중저가 노도강은 매물 품귀·신고가
똘똘한 한 채 때렸더니 엉뚱한 곳이 터졌다?… 세제개편 한 달이 부른 '풍선효과'
[CBC뉴스] 정부가 지난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권과 강북권의 분위기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3구를 비롯한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로 급매물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세제개편안 발표 당일 6만409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30일 기준 6만7,695건으로 12%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의 매물 비중은 전체의 38.3%를 차지하며, 각각 1만1,041건, 8,975건, 5,903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1주택자들도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축소에 따라 매도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에서는 직전 최고가보다 20억~30억원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으며,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역시 최근 시세보다 10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고가 아파트를 오랫동안 보유한 은퇴자나 토박이들의 매물이 많아졌고, 매수자들은 세부담 증가를 우려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매도자들은 양도세 중과, 보유세 인상 등으로 인해 매도 여부를 두고 고민이 크지만, 집을 팔고 새로운 주거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달리 강북과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호가와 실거래가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에서는 6억원 한도 대출이 가능해 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며, 신고가 매매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노원구 상계동 주공1단지 41.3㎡는 7월 말 5억2,000만원에 거래된 후 이달 8일 5억6,000만원, 14일에는 5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대출 규제와 세제개편안 영향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적고 호가가 높아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전세 품귀와 재건축 호재 등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는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0.29% 올랐으며, 중랑구(0.56%), 성북·강북구(0.55%), 도봉·노원구(0.54%), 서대문구(0.53%), 강서구(0.50%) 등은 0.5% 이상 상승했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세제개편안 이후 거래가 거의 끊겼으며, 매수세가 줄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살 사람은 없는데 팔겠다는 매물만 계속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는 "고가 아파트를 오래 보유한 은퇴자들의 매물이 꽤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보유세 부담을 우려해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제개편안 발표 후 가격이 더 올랐고, 매물도 거의 없지만 나오는 족족 신고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서민들만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공시가격 변동에 따라 종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매수자들도 정부와 국회의 세제 개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제개편안 발표 후 집주인도 매수자도 타이밍을 잡지 못해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정부 수정안과 국회 논의 과정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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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