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실험, AI가 밤새 대신 돌린다…MIT 연구팀 자율 측정 사례 공개
[CBC뉴스] 큐비트 하나를 실험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 초전도 큐비트를 냉각하고, 배선을 연결하고, 수백에서 수천 번에 이르는 예비 측정을 반복해야 비로소 연산에 쓸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한 사례를 오픈AI가 기술 사례 연구를 통해 공개했다.
MIT 양자 시스템 공학 그룹(EQuS) 소속 대학원생 베아트리스 얀켈레비치는 코덱스와 연결된 AI 모델 GPT-5.6 Sol을 실험실 제어 소프트웨어에 붙여 큐비트 보정 작업을 맡기는 실험을 진행했다. 오픈AI가 소개한 이 사례에 따르면, 사람의 개입 없이도 표준적인 측정 워크플로를 완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다루는 초전도 큐비트는 희석 냉동기 안에서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로 냉각된 상태로 작동한다. 마이크로파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되며,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칩 위에 여러 개를 배열할 수 있다. 칩이 만들어지고 패키징돼 냉동기에 들어간 뒤에는 오직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큐비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지점이 AI 에이전트를 시험하기에 알맞은 조건이 됐다.
큐비트는 원자처럼 정해진 에너지 준위만을 가질 수 있어 인공 원자로 불린다. 연구자들은 마이크로파 펄스로 큐비트를 이 준위들 사이에서 옮기며 상태를 측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 큐비트의 공명 주파수, 정보 유지 시간, 연산에 필요한 설정값 등을 알아낸다. 문제는 이 측정들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한 단계의 결과가 다음 단계의 조건을 결정하고, 큐비트 특성이 예고 없이 변동하는 경우도 있어 숙련된 연구자의 판단이 필요했던 영역이다.
얀켈레비치는 아직 보정되지 않은 6큐비트 칩을 대상으로 GPT-5.6 Sol의 능력을 시험했다. 각 측정 방법과 판단 기준을 미리 설명해두자, AI는 스스로 측정 매개변수를 정하고 하드웨어를 조작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결과를 분석하고 다음 측정에 반영하는 과정을 이어갔다. 신호가 뚜렷한 구간에서는 전이 주파수 식별, 제어·판독용 펄스 보정, 정보 유지 시간 측정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표준 시퀀스를 완료했다.
다만 한계도 분명했다. 신호가 약하거나 잡음이 심한 경우에는 적절한 측정 조건을 찾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일부는 결국 숙련된 연구자의 손을 거쳐야 했다. 오픈AI 역시 이번 사례를 통해 명확하게 정의된 실험 절차는 AI가 무리 없이 처리하지만, 모호한 물리적 신호를 해석하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EQuS 그룹은 제조 공정을 검증하기 위해 이런 표준 칩을 다수 제작하는데, 칩 하나를 분석하는 데만 연구원 한 명이 며칠씩 매달려야 했다. 이제는 반복적인 측정 작업을 AI 에이전트에 맡기고, 연구자는 결과 해석과 실험 설계, 다음 단계 기획에 시간을 쓰는 방식으로 업무가 재편되고 있다.
얀켈레비치는 "제가 클린룸에서 작업하는 동안에도 밤새 몇 시간씩 측정이 진행될 수 있다"며 "휴대폰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하다가 수정이 필요하면 지시를 내리거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픈AI가 공개한 이번 사례는 양자컴퓨팅처럼 반복 측정과 즉각적인 판단이 동시에 요구되는 실험 환경에서 AI 에이전트가 보조 연구자 역할을 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신호가 불분명한 상황에서의 판단력은 아직 사람의 경험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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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심우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