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구조개혁 논의 본격화…전문가들, 사전 국고 투입·재정안정화 장치 제안

2026-09-29     권오성 기자
연금개혁

[CBC뉴스]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에 국고를 투입하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인구·경제 지표에 따라 연금 급여와 수급 연령을 자동 조정하는 재정안정화 장치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금개혁 정책토론회’에서는 지난해 국민연금 모수개혁에 이은 구조개혁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기금 고갈에 대비한 재정 안정화와 기금운용체계 개편, 세대 간 형평성 확보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캐나다의 연금 운용체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는 전문 운용기관인 CPP Investments를 통해 기금운용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1990년대 보험료율을 선제적으로 인상해 적립금을 확충했으며, 기금을 장기적인 수익 창출 자산으로 운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양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의 장기 적립배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43%를 유지하면서 2096년 기금 적립배율을 5배 이상으로 확보하려면 사전 국고 투입과 운용수익률 제고, 수급 개시 연령 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가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행 수급 개시 연령 65세와 운용수익률 5.5%를 유지하면서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0.6%를 국고로 지원하는 A안은 2096년 적립배율이 8.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높이고 GDP의 0.33%를 투입하는 B안은 9.5배,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조정하면서 운용수익률을 6%로 높이는 C안은 11.8배로 전망됐다.

양 교수는 사전 국고 투입이 어려울 경우 보험료율을 15%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30%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조정하고 보험료 납부 기간을 연금 수급 직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국민연금 개정으로 보험료율 인상은 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반면, 소득대체율 3%포인트 인상은 올해부터 즉시 적용됐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정년이 5년 연장될 경우 국민연금 누적적자가 179조원 추가로 증가할 수 있다며 세대 간 부담의 불균형을 우려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구구조와 경제 여건의 변화에 맞춰 연금 급여와 수급 연령을 자동 조정하는 한국형 재정안정화 장치 도입을 제안했다.

아울러 보험료 납부에 기반한 연금제도와 조세로 운영하는 사회보장정책을 구분하고, 기초연금 지원을 절대빈곤 노인에게 집중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전환하고 퇴직자 재고용을 확대하는 등 연금개혁과 고령자 고용정책을 연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윤 의원은 인사말에서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 구축과 세대·계층 간 형평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 여야와 정부, 전문가가 함께 논의해 장기적인 연금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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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