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화요일 코스피] 5일 만에 1000P 증발…'역대급 실적' 삼전도 못 막은 검은 화요일
외인 4.5조 투매에 6000선 턱걸이…사이드카 발동 속 증시 '비명' 분기 영업익 100조 찍었는데 왜…AI 회의론·수급 절벽에 무너진 국장
[CBC뉴스] 코스피가 최근 5거래일 동안 1,0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800조원 넘게 줄어 5,000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7,000선에서 6,000선 초반까지 급락한 이번 조정은 2024년 말~2025년 초 이후 처음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한 사례로, 당시보다 낙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급격한 하락세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 원화 강세, 그리고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셀온'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영업이익률도 55.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당일 2.42% 하락한 데 이어 12일 4.39%, 13일 7.39% 추가 하락하는 등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주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오픈AI의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시장 기대치(680억~700억 달러)에 못 미치는 500억 달러로 알려지면서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재점화됐다. 이후 실제 매출 감소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지만,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차익실현 욕구가 동시에 작동했다. 여기에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D램 기술에서 진전을 이루고, 브로드컴과 인텔 CEO가 AI 붐의 병목이 자금 조달에 있다고 경고한 점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브로드컴 CEO는 "지금의 메모리 부족도 1년 뒤에는 달라질 수 있다"며 자본이 최대 제약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고, 인텔 CEO 역시 "시급한 과제는 자본과 자본비용의 상승"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글로벌 고금리 기조 속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기타법인의 대규모 순매수세도 약화됐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조5,25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2,271억원, 1조6,90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 역시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순매수 규모는 5,954억원에 그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보다 이를 상쇄할 국내 주식 수요 기반의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완충 효과가 사라진 점을 지적하며, 8~9월 외국인이 31조7,000억원을 팔았지만 반도체 2사가 하루 1조6,100억원을 받아내며 코스피가 3.7% 올랐던 상황과 달리 현재는 순매수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와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1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48.89포인트(5.46%) 급락한 6,035.35로 마감했다. 장중 5,911.11까지 떨어졌다가 6,000선을 간신히 지켜냈으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가 정지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12.16포인트(1.43%) 내린 837.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의 5거래일 연속 하락은 2024년 12월 말~2025년 1월 초 이후 처음이며, 당시에는 1.76% 하락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누적 낙폭이 13.83%에 달한다. 7월 급락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 등으로 7,000선 회복에 성공했지만, 개천절 연휴 이후 변동성이 다시 커진 모습이다. 7월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 강화 이후 변동성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54배로, 7월 30일 저점(4.74배)보다 낮아지며 종가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익 전망 대비 35~51% 감소가 선반영된 셈이지만, 이익수익률과 국고채 10년물 차이(17%포인트)가 하방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반등의 계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7월 급락장 이후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을 보고 있고,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 여력도 제한되면서 국내 증시는 수급 공백에 시달려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힘입은 기타법인의 순매수가 코스피 하단을 지탱해왔으나, 최근 들어 그 힘이 약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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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