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주도권 전쟁] "너무 비싸 못 쓰겠다"…빅테크, '금값' HBM에 대체재 찾고 공정 일원화

엔비디아 "TSMC 공정 통일" vs 韓 반도체…메모리 패권 쥐려는 빅테크

2026-10-22     하영수 기자
(서울=연합뉴스)

[CBC뉴스] AI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난과 가격 급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엔비디아와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메모리 조달과 설계 전략을 다각화하며 공급 불안에 대응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NVHBM'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 생산 공정을 대만 TSMC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메모리 제조사들은 자체 생산하던 베이스 다이 일부를 TSMC로 이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설계, 위탁 생산, 패키징까지 일괄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엔비디아의 요구에 따라 TSMC 공정을 수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 역시 6세대 HBM(HBM4)부터 TSMC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HBM 제조 공정의 표준화를 주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은 각기 다른 공정에서 발생하는 검증 및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제품 성능 최적화와 물량 배분, 가격 협상 등에서 엔비디아가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HBM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메모리 가격 상승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인텔은 최근 공개한 AI 추론용 GPU 'D 시리즈'에서 고가의 HBM 대신 저전력 D램을 대거 채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일부 GPU 및 주문형반도체(ASIC) 업체들은 기존에 계획했던 12단 HBM 대신 8단 제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단 HBM은 D램 사용량이 적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에 '테라팹'이라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해 AI 반도체를 자체 조달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HBM 수요와 가격 상승세가 꺾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2027년 HBM 평균 판매가격(ASP)이 올해 대비 100∼150%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HBM과 범용 D램 가격이 동반 상승해 내년 1분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제조사의 협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들이 메모리 성능, 비용,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와 조달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이 당분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가격 협상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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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