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스페이스X 전례에 AI 고평가 논란까지…국내 증권사, 앤트로픽 IPO 외면

대형 증권사 줄줄이 불참…'최대어' 앤트로픽 공모주 청약 사실상 무산

2026-10-30     하영수 기자
(서울=연합뉴스)

[CBC뉴스]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인수단 참여를 대거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은 생성형 AI '클로드'를 개발한 미국 기업으로, 11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예상 시가총액이 최대 2조달러(약 2,6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앤트로픽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면 국내 증권사가 미국 현지 인수단을 통해 공모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해외 투자은행이 대표 주관사로 나선 이번 IPO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에게 청약 기회가 사실상 차단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 조사 결과, 국내 대형 증권사 10곳 중 한국, 미래에셋, NH, 삼성, 하나, 키움, 신한, 대신증권 등 8곳이 앤트로픽 IPO 인수단 참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KB증권은 개별 거래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금융감독원에도 관련 신고나 보고가 접수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지난 5월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추진했다가 최종적으로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현지 인수단에 참여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청약 기회를 제공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까지 이어지며, 해외 IPO 청약 추진에 따른 규제 부담이 부각됐다.

최근 AI 기업의 고평가 논란과 국내 증시 약세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증권사들의 소극적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 사례 이후 증권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AI 거품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대규모 해외 IPO 참여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규모 해외 공모주 청약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도 증권사 입장에선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내 투자자들이 청약에 참여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증거금을 납입해야 하므로, 원화 가치에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다만, 현재 환율 상황이 5월 스페이스X 상장 당시보다는 개선된 만큼, 환율만으로 증권사 불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이 상장한 뒤 해외주식 거래를 통해 직접 매수하거나, 앤트로픽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세계적인 IPO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이 글로벌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IB로 성장하려면 해외 법인 설립에 그치지 않고 대형 거래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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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