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열 번째 거리로 나온 서남권 주민들…이제 정치가 답해야 한다

의대 선정 과정에 대한 투명한 설명·검증 필요…정부·지역 정치권, 서남권 의료대책 제시해야

2026-11-06     최영남 기자

[CBC뉴스] 

최영남

지난 5일 저녁 목포 평화광장에 다시 주민들이 모였다. 목포와 해남·영암·무안·신안 등 전남 서남권 주민 1,000여 명이 차가운 저녁 공기를 뚫고 거리로 나섰다. 벌써 열 번째 총궐기대회였다.

무엇이 이토록 많은 주민을 거듭 거리로 나서게 했을까. 지역의 미래가 걸린 데다,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 대학으로 순천대학교가 최종 선정됐다. 정부는 의대 정원 60명을 배정하고 오는 2030학년도 첫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

전남이 36년간 염원해 온 국립의대 설립이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결정만으로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 주민들이 제기한 선정 과정의 공정성 논란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후보대학 추천 과정에 추천을 반려해야 할 수준의 하자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서남권 주민들은 평가 기준과 배점, 대학별 채점표, 심사기록, 법률 자문 내용 등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자료 공개와 독립적인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추천을 반려할 수준의 하자가 없다’는 판단만으로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 관한 모든 의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지역의 미래가 걸린 국가 의료정책이라면 정부는 결정에 이르는 과정도 국민에게 충실히 설명해야 한다.

정부와 관계 기관은 심사 결과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개하고 검증 요구에 답해야 한다. 공개할 수 없는 자료가 있다면 그 범위와 법적 근거를 밝혀야 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주민들에게 단순히 ‘문제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해서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지역 정치권도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원이·박지원·서삼석 국회의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주민들이 열 번째 집회를 열기까지 세 의원은 어떤 해법을 마련했고, 무엇을 이뤄냈는가.

세 의원이 각자의 정치적 입장과 지역적 이해관계를 앞세운다면 서남권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할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더라도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에는 세 의원 모두 책임이 있다. 
주민들에게만 대응을 맡긴 채 정치권이 상황을 지켜보는 데 그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주민들이 거듭 거리로 나서는 지금, 세 의원은 정부에 무엇을 요구했고 어떤 답변을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 앞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각자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답해야 한다. 후보대학 추천과 최종 선정에는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가. 목포대와 순천대에 동일한 기준과 절차가 적용됐는가. 서남권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은 어떤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검토했는가.

이러한 질문에 구체적인 자료와 근거로 답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주민들의 반발을 지역 간 갈등이나 정치적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선정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서남권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할 실질적인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열 번째 집회가 마지막이 되려면 정부와 지역 정치권, 관계 행정기관이 책임 있는 답변과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저절로 잦아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주민 1,000여 명이 거리에서 호소하는데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목포 평화광장에서 이어진 외침은 정부와 정치권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다. 이제 그 물음에 구체적인 설명과 실행으로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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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최영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