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진단] 쏟아진 매물만 3만 개? 서울 아파트값 정말 안정세로 접어들었나
"2021년의 악몽 반복되나" 매물 급증 뒤에 숨겨진 부동산 반전
[CBC뉴스] 2021년 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과세 강화 정책을 앞두고 매물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난 뒤 다시 감소하며 집값 상승폭이 확대된 전례가 있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2020년 7월 10일 발표한 '7·10 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가 예고됐고, 이에 따라 2021년 3월 1일에는 서울 아파트 매물이 4만653건에서 5월 1일 4만8천152건으로 두 달간 18.4% 증가했다.
그러나 5월 들어 매물은 감소세로 전환해 9일에는 4만7천410건, 8월 25일에는 3만9천84건까지 줄었다. 이 시기에는 과세기준일 이전에 잔금을 치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부 집주인들이 매도를 포기하고 보유로 돌아서는 현상도 나타났다. 매물 증가로 집값 상승률이 둔화됐으나, 매물이 줄자 다시 상승폭이 커지는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2021년 2월 0.67%였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3월 0.49%, 4월 0.43%로 낮아졌다가 5월 0.48%, 6월 0.98%로 다시 확대됐다.
이와 비슷하게 올해도 서울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조사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인 지난 8월 3일 6만409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8만528건으로 2만119건(33.3%)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매물이 늘었으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전체 증가분의 38.0%를 차지했다. 나머지 22개 구의 비중은 62.0%였다. 반면 거래량은 줄어들어,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천915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2.4% 감소했다.
가격 흐름을 보면, 강남3구의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조사에서 강남구(-0.39%), 서초구(-0.37%), 송파구(-0.17%)는 하락했지만, 서울 전체로는 0.07% 상승했다. 강남3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는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올해 9월까지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성북구로 14.69%를 기록했고, 강서(12.37%), 서대문(12.18%), 구로(11.79%), 관악(11.69%), 노원(11.54%), 동대문구(11.34%) 등 비강남권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직방이 이달 7일 기준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거래 1만930건 중 54.7%가 전고점 이상으로 거래됐으며, 동대문구(45.7%→81.9%), 성북구(32.1%→68.5%), 서대문구(44.4%→73.5%) 등 외곽 지역을 포함해 상승 지역이 서울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와 거래량 감소, 그리고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 하락을 언급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물 증대와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늘어난 매물 역시 내년 봄을 전후로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제개편안 확정 시 세 부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내년 1~3월까지 일부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과세기준일 전 처분을 위해 연초에 매도에 나설 수 있으나, 과세 전 처분을 포기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 저가 매물이 줄고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내년 봄, 특히 4월에는 매물 회수나 가격 상승이 있을 수 있어 2021년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권의 가격 하락뿐 아니라 중저가 주택과 세입자 주거 상황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급 확대와 함께 매수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공공택지별 보상, 착공, 분양 등 사업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리는 것이 공급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급될 주택의 위치와 일정을 알게 되면, 매수 수요가 청약 대기 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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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