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농심, 위풍당당 삼양’ 어떤 책일까

2011-06-17     김종수 기자

 

 

 

 


굶주림의 시대를 탈출시킨 시대의 아이콘 ‘라면’

우리나라에 라면이 선보인 지 어느덧 50여 년. 수많은 인터넷 카페와 폐인까지 양산하고 있는 라면. 과연 라면의 매력은 무엇일까? 또한 라면 기업들은 향후 50년을 어떤 전략으로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 국내 라면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설립부터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를 위한 전략 속에서 찾아보고 있다.

시장점유율 60%를 넘는 농심, 1위 자리를 빼앗기고 절치부심(切齒腐心) 하고 있는 삼양식품. 그 두 기업이 있어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욱 맛있는 라면을 먹을 수 있어 즐겁지만, 정작 라면 기업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승승장구 농심 vs 위풍당당 삼양>은 라면 마니아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에게도 읽는 재미와 함께 유용한 정보 그리고 향수를 불러올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라면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어 가고 있다는 뉴스가 종종 흘러나오고 있지만 농심과 삼양 두 회사가 벌이는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욱 더 맛좋은 제2의 주식, 라면을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면 시장의 영원한 라이벌 기업, 농심과 삼양식품 그들이 가는 길이 곧 라면 시장의 큰 흐름이고 세계의 표준이 된다. 이들 두 라면 기업이 배고픔과 채우고 굶주림을 시대를 탈출시킨 시대의 아이콘을 벗어나 이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해 글로벌 진출의 기반을 닦고 해외로 나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현실화시키는 데 매진하는 두 기업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미래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 라면을 제2의 주식(主食)의 반열에 오르게 한 두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한눈에 보여준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라면을 ‘제2의 주식’ 반열로 오르게 했으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앞장서며 ‘라면’ 하면 ‘한국’을 떠오르게 만들었을 만큼 유명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이들 두 기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설립자는 어떤 인물이고, 그동안 어떤 제품들이 출시돼 국민들에게 사랑 받다가 사라져갔으며, 앞으로 어떤 제품이 더 출시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1961년 삼양식품 전중윤 명예회장이 꿀꿀이죽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국민을 배부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라면의 시작부터 라면 시장에서 판매량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의 인기 이유, 농심과 삼양식품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노력 등을 보여준다. 또한 중간중간 쉬어가는 코너를 넣어 라면의 길이, 라면땅 만드는 방법, 짜파게티와 짜짜로니의 맛 대결 등의 재밋거리와 함께 우지파동, 삼성생명의 탄생의 비밀, 삼양식품과 현대산업개발과의 우정 등 큰 이슈가 되었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까지도 소개하고 있다.

▶ 어려웠던 시절 배고픔의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용들도 담고 있다. 

일요일 저녁 KBS 1TV의 ‘남자의 자격’에서 자신만의 레시피로 ‘라면’을 만들어보자는 미션에 출연자들과 아마추어 참가자들은 라면 경합을 벌였다. 그 중 개그맨 이경규의 ‘꼬꼬면’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고, 심지어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경규의 유행어 중 하나인 ‘자연스럽게~’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중장년층 아니면 알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의 유행어 ‘자연스럽게’는 삼양식품이 1985년 출시한 짜짜로니 광고에 나왔던 대사이다. 그러니 이경규는 80년대에 이어 2010년대에도 라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국민 할아버지로 통하는 탤런트 신구, 막둥이라는 별명을 가진 코미디언 구봉서, 심지어 가창력으로 유명한 가수 이선희도 모두 라면 광고를 찍었다. 당시 최고의 스타이기도 했지만 모두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스타였기 때문이다. 친근감을 주는 광고모델로 한 시대를 열어가고 그 시대의 풍경을 담고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예전 광고를 소개해 중장년층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용들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버지가 먹었던 라면을 자신이 지금 먹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내가 즐겨먹던 라면을 내 자식이 먹고 있다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며, 왠지 라면 한 그릇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만든다.

▶ 라면의 역사와 미래, 그리고 먹거리를 만드는 기업의 현주소를 저자의 현장 취재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전ㆍ현직 기자인 저자들은 각각 농심과 삼양식품 두 기업의 탄생에서 성장 그리고 성숙에 이르는 단계를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삼양식품이 어떻게 해서 일본에서 라면기계를 들여올 수 있었는지, 롯데공업으로 시작한 농심이 어떤 계기로 인해 사명을 바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에서 2세들까지 이어져오는 과정을 얘기해 주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 관련된 책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중간 중간에 들어 있는 쉬어가는 코너에서는 삼성생명 탄생 과정과 같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과 함께 라면업계를 비롯한 식품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우지파동’과 같은 잘 이슈를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요즘에 인기가 있는 신라면블랙, 둥지냉면, 맛있는 라면 등의 대목에서는 읽는 왠지 모르게 라면 하나 끓여먹고 싶게 만드는 내용도 들어있다. 게다가 라면과 관련된 인터넷 커뮤니티만도 수백 개가 넘고 있으며 자신만의 레시피로 라면 끓이는 방법을 게재하고 있는 블로거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여기에서 라면 마니아들의 다양한 의견과 동호회 및 라면에 대한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백혜영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