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라오스, 그곳에는 한국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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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라오스, 그곳에는 한국인이 있다'
  • 이기호 기자
  • 승인 2011.05.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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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보면 가장 아쉬운 것이 먹거리다.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난히 코끝을 찌르는 향신료와 우리와 다른 야채가 식단을 괴롭힌다. 그렇다고 매일 햄버거를 먹을 수도 없고 입에 맞는다고 쌀국수로 매 끼니를 때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역사적인 고도 루앙프라방과 젊은이의 천국 방비엥이 널리 알려지면서 한국인들이 부쩍 늘어난 라오스. 그 중에서도 방비엥(Vangviang/왕위양)은 건기 최고의 관광지로 12월부터 4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관광지다.

쏭강(NamSong)을 따라 호텔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13번 국도와 이어지는 다운타운이 길게 도심을 형성하고 있는 방비엥. 상권이 형성된 도심에 모여 사는 원주민이라고 해야 고작 몇 만에 불과하지만 성수기인 건기에는 주민보다 외국인이 많을 정도로 여행객이 북적거리는 곳이다.

훤한 대낮에, 젊은 여성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밤늦도록 여러 나라의 언어가 한데 뒤섞여 뜨거운 열기가 식지 않는 천국.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은 “인도차이나 최빈국이라는 라오스에 유럽의 휴양지를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비엔티안에서 13번 국도를 따라 3시간 남짓 가다가 방비엥 입구에서 주유소를 보고 좌측 길로 접어들면 도심지로 통하는 메인로드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 1Km를 직진하면 우측에 한글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도 한국식당(패밀리 게스트하우스)인 이곳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권형근(리차드권) 사장이 만든 한국인을 위한 쉼터다.

방비엥은 항공편이 없어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을, 또는 비엔티안에서 루앙프라방을 가는 중간에 쉬어가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이쯤 되면 라오스에 온 한국인들이 고추장이 생각나고 김치가 먹고 싶을 즈음이면 방비엥에 도착한다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찾고 싶은 곳이 순수하게 우리말이 통하는 식당이나 게스트하우스다. 한국인이 있다면 반드시 고추장이 있고, 얼큰한 라면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방비엥에서 고추장과 김치 얼큰한 라면이 생각난다면 권 사장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으면 일시에 해결된다.

그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잘나가는 여행사 사장이다. 그런 그가 방비엥에 눌러 앉은 이유는 이곳을 맡기로 했던 담당자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권 사장은 그러나 우리 한국인 여행객들을 위해서 김치도 담그고 된장찌개도 척척 끓여낸다.

그렇다고 예전에 김치를 담그고 반찬을 만들었던 사람은 아니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에게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배우기 시작한 요리였지만 지금은 사장이자 주방장이 되어 버렸다.

한가한 오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권형근 사장은 대뜸 커피부터 끓여 내왔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누리는 이 게스트하우스만의 특권이다. 권 사장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여행사도 바쁘지만 이곳을 비워둘 수 없어 계속 지키고 있다”며 “제가 식당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밤늦게 도착하는 우리 한국인 여행객들을 위해 항상 두 세 개의 방을 예비용으로 비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며칠 동안 라오스 여행을 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김치와 얼큰한 라면”이라면서 “그들을 위해 비엔티안에 가서 휴대용가스렌지 부탄가스와 라면을 준비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나를 알고 찾는 분들이 고마워 부족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방비엥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몇 채에 불과하던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쏭강변을 따라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세계 각국의 음식점과 유흥주점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또 전에 없던 애드벌룬(기구)이 하루 세 차례 라오스의 계림이라고 부르는 탐칸(Tham Khan)의 기암절벽을 따라 하늘을 오르내린다.

이뿐 아니라 밤새 계곡을 타고 흐르는 새벽바람이 더워지기도 전 카약킹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시내가 술렁거리고, 물가에는 다이빙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해뜨기를 기다리며 비어라오를 마시며 젊음을 발산한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160km 떨어진 작고 한가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던 방비엥. 그런 방비엥이 라오스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편안한 휴식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또 그곳에는 권형근 사장이 한국인들을 위해 김치와 라면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그가 있어서 더욱 즐거운 여행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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