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한 항명 파동 |
[CBC뉴스=유수환 기자] 김영한 민정수석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지시를 거부한 ‘항명 파동’이 거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청와대 공직기강이 무참하게 무너진 것에 대해서 대한민국 국민은 근심과 분노만 가득 쌓이고 있다”면서 “이 정도까지 청와대의 기강이 문란해졌는지 그 누구도 예측을 못했다. 이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국정이 제대로 운영될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기춘 비서실장이 올 시무식에서 청와대의 기강과 대통령에 대한 충(忠)을 강조한 이후 첫 번째 발생한 것이 민정수석의 항명 사태”라고 꼬집었다.
여당 내부에서도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9일 YTN 라디오 방송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내부 문제는 대통령 재가하면 비서실장이 제일 큰 책임자”라며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를 거론했다.
조 의원은 “김기춘 비서실장은 더 이상 그 역할(비서실장)을 못하고 계시다고 생각이 든다”면서 “지금 인사수석, 민정수석 하는 행태를 보면 비서실장만이 아니라 이런 기본이 안 된 분이 한두 명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인적쇄신 안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도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서는 “그 분들이 권력욕이 있거나 사심이 있는 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을 성실하게 모시는 분들인데 청와대 내부의 국정운영 시스템이 결과적으로 그 사람들에게 힘을 엄청 실어 주게 되어 있다”고 두둔했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 역시 12일 청와대 비서진을 물갈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인 김영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초재선 모임 ‘아침소리’에 참석해 김영한 항명파동과 관련, “공직기강 해이의 극치인 이번 사건은 하루 아침에 벌어졌다기보다는 상당히 그동안 축적된 상황, 시스템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는 스스로 위법과 잘못한 일은 없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국민 시선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한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등 인적쇄신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대신 문건 유출에만 초점을 맞추며 관련 논란에만 거듭 사과했다.
한편, 항명 파동을 일으킨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재임 7개월 동안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지 못했으며, 김기춘 비서실장 및 3인방과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사석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대 ‘김 실장이 박 대통령을 잘못 모시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고 한다.
이에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이날자 기명칼럼을 통해 ‘청와대 호위무사’를 제외한 대다수는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한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