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를 통해 미국 무대 진출의 꿈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적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열렸던 '프리미어 12'에서 중심타자로 제 몫을 톡톡히 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이대호의 시애틀 이적 관련 소식은 SPOTV 민훈기 해설위원의 입에서 나왔다.
민 위원은 3일 칼럼을 통해 이대호의 시애틀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대호가 최근까지 일본에서 활동했던 만큼 일본 현지 언론들도 민 위원의 이야기를 토대로 이대호의 이적 소식을 전했다.
민 위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현재 메디컬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이대호는 시애틀과 1년 400만 달러(추정치. 약 48억7000만 원)에 계약한다. 공식발표가 이뤄진다면 이대호와 구단 모두 나쁘지 않은 계약이 될 공산이 크다.
포지션에 따라 상이할 수 있지만 400만 달러는 활약 가능성이 충분한 '신인'이나 검증이 끝났지만 나이가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받는 수준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지난달 23일 계약을 맺은 베테랑 유격수 알렉세이 라미레즈는 2년 700만 달러(2016년 300만 달러, 2017년 400만 달러)를 받는다.
그는 2008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8시즌동안 1200경기 이상 소화하며 통산 타율 0.273을 기록한 '검증'된 선수다.
이대호가 시애틀로 이적할 경우 한솥밥을 먹게 될 일본의 아오키 노리치카 역시 FA 자격으로 1년 계약했다. 지난 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그가 받은 연봉이 400만 달러였다.
이처럼 실력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될 때 제시될 수 있는 금액인 만큼 계약 조건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대호에 앞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박병호가 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에, 2015 시즌부터 메이저리거가 된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4년 11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에 비하면 이대호와 시애틀의 계약은 '윈윈'에 가깝다.
이대호의 나이를 생각해봐도 이 계약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대호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미국행을 강력히 염원했다. 소속팀이었던 소프트뱅크와 일본 내 타 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향한 것은 그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이대호는 시애틀과 400만 달러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시애틀 측에서도 이대호의 영입은 탄탄한 라인을 갖출 수 있는 카드다. 시애틀은 추신수의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포함된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지난 시즌 텍사스가 88승 74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시애틀은 76승 86패로 5개 팀 중 4위를 차지했다.
또한 아메리칸 리그 전체 15개 구단 가운데 팀타율 13위(0.249)를 기록하는 등 시즌 빈공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대호가 비시즌 기간 동안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하위팀 시애틀의 공격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