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업체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윳값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우유의 인상에 따라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8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ℓ당 3.6%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시행됐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원유 수집가격이 오른 것은 5년 만이며 인상된 원유 가격은 이달부터 적용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원유생산량은 205만8000t로 이번 인상에 따라 유업체들은 약 82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서울우유는 이번 가격 인상이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과 최근 주52시간 근무제 등 인건비 부담에 따른 것도 일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우유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65명을 추가 채용했다.
서울우유 측은 “지난 2016년 원유 가격이 인하됐을 때 다른 유업체와 달리 흰우유 대표 제품의 가격을 40원에서 최대 100원 인하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자 노력했지만 생산비용의 증가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에 나서게 됐다”며 “고품질의 원유를 통한 건강하고 신선한 우유 생산에 힘쓰며 소비자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중이다. 이들 역시 생산비용 증가 등 가격을 올릴 명분은 충분하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요인도 있는지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국산 원유 집유량의 70%(약 150만t)가량인 백색 시유는 소비량이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와 여성경제활동 증가 등의 인구구조변화부터 음료 카테고리의 확장, 우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안티밀크’ 등이 소비 하락세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백색 시유는 지난 2000년 대비 지난해 1인당 소비량이 4.2kg(13.6%) 감소하면서 유업체들은 각종 유가공 제품들을 출시하며 소비 부진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소비 부진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백색 시유 일부는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rivate Brand·PB)로 흘러들어가기도 한다.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 특성상 소진이 어려울 경우 싼값에 PB제품으로 넘겨 재고 처리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6238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505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5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