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들어 급성장을 이루면서 삼성전자보다 앞서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는 중국 화웨이의 행보를 어느 정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문장(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콘라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폴더블폰 출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췄다.
고 사장은 그동안 폴더블폰 출시를 두고 완성도에 중점을 두겠다며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화웨이가 11월에 폴더블폰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시점에서 화웨이 이후에 공개할 것인지 물어보자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은 빼앗기고 싶지 않다”며 “폴더블폰이 시장에 나왔을 때 혁신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제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현재 의미 있는 혁신이 되기 위한 마지막 능선을 넘은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못한 것은 품질과 내구성 문제 때문이었다”며 “(시장에서) 반짝 인기를 위해 폴더블폰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고 디스플레이, 배터리, 롤러블 등 많은 고민이 이어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노트9에 대해선 “갤럭시노트9은 최고의 퍼포먼스, 특화된 S펜, 인텔리전스가 가미된 카메라 등을 집어넣었다”며 “특히 별도의 액세서리 없이 HDMI 케이블로 모니터와 연결해서 쓴다는 혁신은 4년 전에 개발했고 이제야 장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년 전 개발이 지금 적용된 것은 그동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뒷받침돼야 하는데다 발열방지 이슈 등 여러 난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HDMI 케이블 연결해 모니터로 보고 직접 쓰는 것에 대해 간단하게 느끼겠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 것이다. 갤럭시노트9은 사업 책임자로서 늘 그렇지만 기대가 크며 갤럭시노트8보다 더 잘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 사장은 배터리 용량이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줄었다가 이번에 다시 늘린 것이 안전성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질문에는 “지난해 1월 배터리 외부 기관과 대학교 전문가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8가지 안전성 체크 포인트를 발표한 적이 있다”며 “배터리를 공급사로부터 받아 샘플링 해체 분석까지 1년이 지나며 우리 개발자들이 안전성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 4000까지 늘려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한 배터리가 될 것”이라며 “다음에 준비하는 배터리는 안전성이 더욱 진화된 형태로 발전할 것이고 미드엔드인 A시리즈에도 대용량의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는 더 이상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의 경쟁사들의 AI 스피커와 다른 점을 선보일 것”이라며 “AI 기능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음질을 내는 스피커”라고 설명했다.
갤럭시홈은 자회사 하만과의 협업을 통해 저음을 강조하는 우퍼 스피커와 사람이 있는 방향을 자체 인식하고 소리를 그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지향성 음향 기술 등을 내세우고 있다.
고 사장은 “AI 분야에서 경쟁사들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AI, 5G, IoT(사물인터넷)라는 미래를 준비하는 긴 여정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부품과 완제품을 모두 아우르는 삼성전자가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고 사장은 이날 중국과 인도, 남미 등 갈수록 구매 파워가 높아지고 있는 등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기존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의 프리미엄 모델에만 국한했던 홍채 인식, 삼성페이 등의 첨단 기술을 중저가 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가성비 전략으로 나서는 중국 업체들의 전략을 어느 정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사장은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저조한 것을 두고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중국 시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 시장에서는 샤오미에 판매량 1위를 내줬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