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맹본부의 일괄적인 정책이 아닌 각 가맹점마다 자율적으로 치킨 가격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부의 방침에 따라 모든 가맹점이 통일된 정책을 펴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모습은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이 늘어났고 식자재 비용과 임차비 등의 비용도 부담스러운 상황에도 불구, 본부가 정부와 소비자들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본부가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가맹점들이 자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가맹점들은 본부가 필수품목 가격을 낮춰주거나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리카나는 전체 가맹점 1157개 중 절반에 가까운 520개가 모든 메뉴에 대해 가격을 1000원 이상씩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가맹점들의 가격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에 대부분 이뤄졌다. 올해에도 20개 가맹점이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이같은 행렬에 가격을 올리지 않은 가맹점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리카나는 점주들이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며 본사에 가격 인상을 요청할 경우 자체적으로 이를 허용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리카나 측은 “많은 가맹점이 신청하면서 가격을 올렸다”며 “점주들이 본사 차원의 가격 인상이나 배달료 별도 책정 등을 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페리카나와 비슷하게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지난 6월부터 가맹점들마다 가격 인상에 개별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다수 가맹점들이 두 마리 세트 가격을 2000원씩 올린 상황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역시 가맹점들의 가격 인상을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타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본사 차원의 가격 인상은 없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가맹점들이 별도로 배달료를 책정하거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월 교촌치킨은 전 매장에서 배달료 2000원을 따로 받으면서 배달료로 가맹점들의 가격 인상 요구를 우회돌파했다. 이후 BBQ과 bhc의 일부 매장도 가맹점들이 자체적으로 배달료를 받고 있다. BBQ는 가맹점 20~30%(약 300~400개), bhc는 5%(약 70개)가 배달료를 따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의 무책임함을 비판하고 나섰다. A치킨 브랜드 가맹점은 “치킨 한 마리 팔면 가맹점이 가져가는 마진이 3000원 미만”이라며 “주문이 폭주해도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이 팔아봐야 한 달에 300만 원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은 악화된 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매년마다 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며 “상생경영을 외치면서 정작 본부 마진을 줄일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