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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꿈틀대는 플랫폼 시장, 네이버는 굳건할까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 명실상부한 포털 제국을 구축한 야후는 이제 과거의 향수로 남을 만큼 기억 속에서 완벽히 멀어졌다.

최근 야후의 어린이 포털이었던 ‘야후! 꾸러기’가 복원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온라인이 들썩였다. 

아쉽게도 해당 사이트는 야후꾸러기의 완벽한 복원이 아닌 아카이브(기록보관소) 홈페이지의 백업 버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사이트를 둘러보는 기능만 제공하는 옛 추억의 소환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야후의 흔적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야후는 1994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원생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가 ‘제리와 데이비드의 월드와이드웹 안내’라는 이름으로 웹 디렉토리를 분류하는 사이트로 시작했다. 무료 이메일과 뉴스, 금융 정보 등을 망라하면서 초기 인터넷 사용자들의 니즈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까지 파고든 ‘닷컴 광풍’이 절정에 달하던 2000년 1월, 야후의 시가총액은 1250억 달러(약 141조 3750억 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야후였지만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구글과 페이스북, 유튜브의 등장 이후 쇠락의 길을 걸을 줄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야후는 후발주자들이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갈 동안 전혀 반격에 나서지 못했다. 야금야금 갉아 먹히던 점유율은 결국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우리나라 시장은 2012년 완전 철수한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글로벌 사업은 일부 국가만 명맥을 유지할 정도로 참혹한 결과다.

야후의 몰락을 두고 전문가들은 각종 의견을 쏟아냈지만 모호한 정체성,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등한시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지나치게 많은 분야를 섭렵하려는 욕심이 화근을 불러왔다는 해석이다. 차별화된 면을 보이지 못하면서 그저 그런 포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구글은 검색 기능에 특화됐고 페이스북은 모바일 SNS에 최적화된 기능을 앞세웠다. 야후는 사실상 남보다 비교 우위에 놓인 분야가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하락세 조짐을 보일 때 구원 투수를 등판시키기는커녕 ‘아직은 괜찮다’는 식으로 당장의 이익에 매달렸다. 야후는 구글이 검색엔진 개발에 매진하고 있을 때 트래픽 증가에만 관심을 보였다. 포털 본연의 기능보다 뉴스 중심으로 구성, 미디어 회사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였다.

최근 네이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우리나라 포털 시장의 지배자이자 언론까지 좌지우지하는 절대자 네이버가 위기를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각종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유튜브의 영향력이 예사롭지 않다. 또한 검색 기능은 이미 구글이 접수한지 오래다. 구글은 전 세계에 ‘구글링’이라는 대명사를 구축할 만큼 검색에서 적수가 없다.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부터 포털 시장을 장악했다. 다음의 독주 구조였지만 그 구조를 단숨에 허물어뜨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인터넷 사용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 네이버만의 색깔이라고 단언한다.

지식 공유 커뮤니티인 ‘지식인’과 검색 기능의 적절한 조화, 사용자 중심의 뉴스 플랫폼 구성, 블로그와 카페 등이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이러한 경쟁력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야후의 쓸쓸한 뒤안길을 만든 이익 중심의 운영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용자들은 지식인과 블로그가 정보보다 광고를 더 많이 볼 수 있다며 구글로 발길을 돌린다.  

뉴스는 언론 생태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든 주범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색어 조작 논란과 배열 문제, 매체 제휴 정책 등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봉합하기 바빴다. 결국 뭉치고 뭉치다 ‘드루킹 사건’과 같이 감당하기 힘든 대형 사고가 터졌다. 

드루킹 사건 이후 네이버는 댓글 운영 정책을 변경하고 모바일 전면 개편이란 대대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자발적 의지가 아닌 강압적인 힘에 의한 굴복이라며 진정한 개혁인지 의구심을 가진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위기 극복 해법을 동영상에서 찾기도 한다. 기존 ‘네이버TV’가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긴 광고 시간으로 외면 받아온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본질적인 해법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플랫폼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미국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미디어에 활용하겠다는 참신한 시도까지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금의 권좌에서 물러나길 결코 원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혁신으로 똘똘 뭉쳤던 네이버다운 모습을 되찾아야만 하겠다. 우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오래된 불부터 끄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심우일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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